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의 평양 방문은 극도의 보안 속에 전격적으로 이루어졌다. 특히 미국도 전혀 예상 못한 상태에서 북측의 초청을 받아 힐 차관보의 방북 준비에 애를 먹었다는 후문이다.
북측은 18일 뉴욕채널, 즉 주 유엔 북한 대표부를 통해 힐 차관보를 초청했다. 이날은 북측이 핵 시설 폐쇄 협의를 위한 국제원자력기구 실무대표단의 방북을 내 주로 미뤄달라고 요청한 날이기도 하다.
당시 힐 차관보는 아시아 순방 도중이었다. 힐 차관보는 몽골을 거쳐 중국에서 6자 회담 재개 협의를 하던 도중에 북측의 초청 메시지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미측은 방북 수락여부 및 북측과의 협의 내용을 놓고 내부 조율에 들어갔고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재가를 얻었다. 미측은 항공편이 없어 군용기를 이용하기로 했고 북측으로부터 ‘OK’사인을 받았다.
힐 차관보는 북측의 초청을 받은 18일 오후 한국에 도착한 뒤에도 이를 드러내지 않고 있다가 19일 송민순 외교부 장관과의 조찬회동에서 밝혔다.
미 행정부의 힐 차관보 방북결정은 19일 내려졌으며, 콘돌리사 라이스 미 국무장관이 같은 날 밤 송 장관과의 전화통화에서 이를 통보했다.
20일 일본을 방문했던 힐 치관보는 보안을 위해 21일에야 일본측에 방북사실을 전했다. 힐 차관보는 21일 오전 주일 미 공군기지에서 오산 주한 미 공군 기지로 이동한 뒤 평양으로 향했다.
정진황 기자 jhch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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