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21일 "지금은 사면초가(四面楚歌)가 아니라 사면노가(四面盧歌)의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전 시장은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 강연회에서 "과거 대선과 달리 이번 선거는 '이명박이냐, 아니냐'는 식으로 참 이상한 구도가 짜이고 있다"며 자신을 겨냥한 청와대 및 범 여권, 박근혜 전 대표측 공세에 불만을 표시했다.
이 전 시장은 "다음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의 공약에 대해 현직 대통령이 구체적으로 시비를 거는 것을 보지 못했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이 전 시장은 "노련한 사냥꾼은 연장이 좀 시원찮아도 멧돼지 다니는 길목에 앉아서 멧돼지를 잡을 수 있지만, 경험 없는 사냥꾼은 좋은 연장을 가지고도 사방을 헤매다가 여기저기 총질을 해서 엉뚱한 피해를 입힌다"며 "현 정권이 경험이 적어 경제가 더 어려워졌다"고 비판했다.
이 전 시장은 "'한나라당이 집권하면 끔찍하다'는 노무현 대통령의 참여정부평가포럼 발언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답변할 가치가 별로 없다"면서도 "노 대통령이 중립 내각을 만들고 앞으로는 그런 말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박 전 대표에 대해선 "한나라당이 정권교체를 하기 위해 꼭 필요한 정치인"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김수한 전 국회의장, 김명윤 전 민주당 수석부총재 등 김영삼 전 대통령의 직계로 분류되는 민주계 출신 전직 의원 32명은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 전 시장 지지를 선언했다.
이들은 "우리 현대사에서 지울 수 없는 흠이 있다면 유신시대"라고 박 전 대표에 대한 거부감을 표시한 뒤 "도덕적으로 떳떳한 사람, 과거 산업화 세력이 갖고 있는 결점을 보완할 수 있는 인물이 통합의 정치를 할 수 있다. 이명박 후보가 그런 위치에 있는 사람"이라고 지지 이유를 밝혔다.
김지성기자 j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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