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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zine Free/ 시칠리아 vs 토스카나 이탈리아 요리도 다 달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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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zine Free/ 시칠리아 vs 토스카나 이탈리아 요리도 다 달라요

입력
2007.06.22 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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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시내 특급 호텔 두 곳에서 이탈리아 특정 지역을 타이틀로 내건 행사를 시작했다. 서울웨스틴조선호텔의 이탈리안 레스토랑 베키아 앤 누보는 29일까지 ‘시칠리아 요리 프로모션’을 진행하며 JW메리어트 호텔의 올리보는 ‘토스카나 스페셜’을 7월 30일까지 계속할 예정이다.

이탈리아 남부 지역인 시칠리아와 중부 지역 토스카나가 서울 한복판서 맛자랑을 펼치는 셈이다. 일반인들에게는 다 같은 이탈리안 음식 아닌가 싶은데 과연 두 지역 음식, 얼마나 다르기에?

▲지역감정 한국에만 있는 것 아니다

“대학생 시절 이탈리아 배낭여행을 가서 먹어 본 피자 맛을 잊을 수가 없어요. 앤초비(anchovyㆍ멸치류)를 잔뜩 넣은 것을 보고 ‘멸치젓갈을 한국에서만 먹는 게 아닌가 보다’ 싶어 놀랐던 기억도 있고요. 한국에 와서도 가끔 그 맛이 그리웠는데 오늘에야 맛보게 되네요.”

베키아 앤 누보에서 만난 회사원 안주희(34)씨는 ‘시칠리아 요리 프로모션’ 특별 메뉴인 ‘시칠리아식 피자’를 먹고 잠시 추억에 잠겼다. “한국에 있는 대부분의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는 앤초비 맛이 강한 음식을 찾아 볼 수 없었다”는 그는 “그 이유가 바로 배낭여행 당시 시칠리아라는 특정 지역의 음식을 접했기 때문이라는 것을 이제야 알게 됐다”며 반가워 했다.

이탈리아를 아는 사람들은 “이탈리아는 북부와 남부가 아예 다른 나라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말한다. 한국만큼이나 지역감정 문제가 심각하기 때문이다. 밀라노를 중심으로 한 북부는 경제 수준이 높은 만큼 공업이 발달했다.

반면 나폴리를 중심으로 한 남부는 농업중심의 산업구조로 소득 수준이 낮아 갈등을 빚고 있다. 자연히 지역별로 생활 패턴도 다르다. 게다가 한국처럼 반도국가인 이탈리아는 요리 역시 북부와 중부, 남부의 색깔차이가 뚜렷하다.

이탈리아 중부에 해당하는 토스카나 지역은 토지가 비옥하고 기후가 온화해 일찌감치 와인으로 유명세를 떨쳤다. 와인이 많다는 것은 곧 음식이 풍부하다는 것. 식문화가 발달했다는 이야기다. 구릉지역으로 농업과 축산업이 강해 이탈리아 다른 지역에 비해 원재료 맛을 살린 요리로 유명하다.

이탈리아 남부에 위치한 지중해 최대의 섬 시칠리아는 할리우드 영화를 통해 마피아의 근거지로 자주 등장한 지역이다. 그래서인지 시칠리아 요리는 맵고 짜고 화끈한 맛을 내는 요리가 많다. 자극적인 맛을 좋아하는 한국인의 성향과 어울리는 구석이 있다.

▲해산물의 천국VS육류의 풍부한 맛

시칠리아 요리가 자극적인 맛을 내는 이유는 섬 지역 특성상 해산물이 주요 식재료로 쓰이기 때문이다. 시칠리아는 앤초비나 모시조개, 홍합, 오징어 등을 주로 사용하기 때문에 피자나 파스타 등도 짭짤하면서 비릿한 맛을 낸다.

이탈리아 중부에 위치한 토스카나는 음식 뿐 아니라 지역적으로 매우 매력적인 곳이다. 다른 지역에 비해 외국인이 많이 거주하는 곳이기도 하다. 품질 좋은 육류와 와인이 많이 생산되는 지역적 특성상 이탈리아 요리의 기본 재료인 토마토 소스보다는 살라미(이탈리아식 소시지) 등을 베이스로 한 파스타와 에피타이저가 주종을 이룬다.

▲한국식 퓨전에서 정통 이탈리안으로

“예전에는 한국화된 요리가 이탈리안 푸드의 대명사처럼 퍼져 있었죠. 면을 푹 익히거나 소스가 넘치도록 담는 것, 소스의 맛이 강한 것 등은 한국인의 스타일에 맞춘 이탈리아 요리입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정통 이탈리아의 맛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어요.”

JW메리어트 호텔의 이탈리아 레스토랑 올리보의 프랑코 소마리바 조리장의 말이다. 그는 “해외 여행자가 늘어난 요즘, 한국인의 이탈리아 음식 취향이 정통 쪽으로 기우는 분위기”라면서 “각 지역의 특수한 음식이나 한국에 소개되지 않은 독특한 이탈리아 음식을 선보일 수 있게 돼 이탈리안 조리장으로서 일할 맛이 난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호텔 관계자들은 요즘 들어 식음료 부문에 관한 고객의 관심도가 부쩍 높아졌다고 말한다. 이탈리안 정통 요리에 대한 수요가 커진 것도 같은 맥락이다. JW메리어트 호텔의 경우 지난해 말 소위 ‘한국식 이탈리안 요리’를 주로 선보였던 ‘디모다’에서 정통을 추구하는 ‘올리보’로 이탈리안 레스토랑의 간판과 내용을 바꾸면서 젊은 고객이 많아졌다고 한다.

시칠리아 요리 프로모션을 벌이고 있는 서울웨스틴조선호텔은 식재료 중심의 이벤트를 벌일 때와 비교해 프로모션 메뉴를 찾는 고객이 3배 정도 많다고 한다. 따라서 앞으로도 지역별 프로모션을 늘릴 계획이다. 요리 관련 정보가 넘쳐 나는 시대, 미식가들의 새로운 맛을 향한 추구는 끝이 없어 보인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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