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갑을 맞은 건설업계가 또 한번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최근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는 해외 건설시장 진출이 눈에 띄게 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중동 일변도로 흐르고 있는 건설업체 진출에 대해 우려하는 시각이 적지 않다. 이에 따라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아시아, 동유럽, 아프리카 등으로 다변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관심을 끌고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김민형 연구위원은 ‘해외건설 40년 성과와 활성화 방안’이란 분석자료에서 “우리나라 해외건설은 3차례의 성장기를 맞이해 중동에서 동남아를 거쳐 다시 중동으로 주력시장이 전환하고 있다”며 “올해 5월 현재 전년동기 대비 77% 증가한 108억달러를 수주하는 등 호황을 맞고 있다”고 말했다. 김 연구위원은 “그러나 현재의 해외건설 시장이 지속적인 성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해외 건설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전략적인 접근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은 “지난해 건설업계가 165억 달러를 넘는 사상 최대 규모의 해외 공사를 수주했고, 올해도 180억 달러 이상의 수주가 예상된다”며 “그러나 업계의 잇따른 해외진출이 ‘중장기적인 사업 다각화’라는 전략적 동기 보다는 ‘내수시장 위축에 따른 단기적인 매출 보전’이라는 방어적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한국은행이 전망한 2005~14년 국내의 잠재 경제성장률은 4.5%이지만, 매출액 기준 건설 성장률은 2.5%에 그쳐 중장기적으로 국내 건설시장이 위축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 김 위원의 주장이다. 해외 시장 진출이 두드러진 것도 이런 추세로 인한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것이다.
김 위원은 “결국 해외 주력시장의 경기가 침체하거나 국내 건설시장이 다시 호전될 경우 해외진출의 동기가 사라질 가능성이 높고, 이로 인해 해외시장 진출도 급격히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건설업체의 해외 경쟁력도 취약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시장규모, 수익성, 경쟁우위 확보, 상품의 시장 적합성, 진출 시장의 적합성 등에서 외국 업체에 비해 뒤떨어진다는 것이다.
김 위원은 “현재의 유가 변동 등을 고려할 때 현재 수주가 집중된 중동 시장은 향후 5년 이상 지속되기 어렵다”며 “최근 성장세를 보이는 아시아, 동유럽, 아프리카 등으로 눈을 돌리는 한편 플랜트 분야, 정부 추진 신도시개발, 사회간접자본(SOC)개발, 부동산 개발 등 신사업을 개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은 국내 건설업체들이 해외 플랜트 시장에서 성장세를 유지하려면 ▦다양해지는 입찰 계약 방식에 대응력 강화, ▦고품질(High-End) 상품과 시장 수요 및 성장 가능성이 큰 상품의 경쟁력 강화 ▦설계 및 프로젝트관리(PM)인력 확보 ▦국산 자재의 고급화 및 국제 표준화 추진 ▦제품수명주기(PLC)중 고품질 단계의 경쟁력 강화 등을 제시했다. 개발사업 부문에서는 ▦BOT(Build-Operate-Transfer) 방식에의 대응을 통한 대규모 SOC사업 전개 ▦자금조달(프로젝트 파이낸싱)능력 향상 ▦현지 네트워크 확보 ▦ 벤더관리 및 물류 조절능력 확보 등을 꼽았다.
김 위원은 이와 함께 ▦해외 근로자에 대한 비과세 범위 확대, ▦가스공사, 토지공사 등의 해외시장 참여 비중 확대,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자금의 확대 및 지원방안 개선 등 정부 차원의 지원도 시급하다고 밝혔다.
한창만 기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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