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토마’ 이병규(33ㆍ주니치 드래건스)가 보름여간의 2군 생활을 접고 다시 1군으로 올라간다.
지난 6일 충격의 2군행 수모를 당했던 이병규는 21일 한신과의 2군 경기가 끝난 후 쓰지 하쓰히코 주니치 2군 감독으로부터 “내일부터 1군에 합류하라”는 통보를 받았다. 이병규는 휴식일인 22일 나고야로 이동한 후 빠르면 23일부터 열리는 소프트뱅크와의 홈 2연전에 출전할 전망이다.
올시즌 주니치 유니폼을 입은 이병규는 지난 6일 오릭스와의 고베 방문 경기를 앞두고 전격적으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퍼시픽리그와의 교류전에서 8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벌이며 팀내 최고 타율(0.326)을 기록했지만 오치아이 감독은 이병규의 무성의한 수비와 주루 플레이를 지적하며 2군행을 지시했다. 지난 2일 소프트뱅크스전에서 중견수로 출전, 펜스 플라이를 잘못하는 바람에 3루타를 만들어 준 것이 결정적 계기가 됐다.
1997년 LG에서 프로에 데뷔한 이후 첫 2군행 수모를 당한 이병규는 절치부심하며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지난 13일 2군 자체 평가전에서 중견수로 나와 철벽 수비를 펼치자 일본 언론들은 ‘이병규가 송구 동작과 주루 플레이 스타일을 바꾸며 의식이 바뀌었다’고 높이 평가했다. 타격은 하체를 중심으로 받혀 놓고 스윙을 하는 훈련에 중점을 뒀다. 특히 19일 경기에서는 2군 경기 첫 홈런을 쏘아 올리기도 했다.
이병규의 1군 복귀가 장기화 될 것이라는 지배적인 전망에도 불구하고 보름 여 만에 호출을 받은 결정적 이유다. 이승엽의 소속팀인 요미우리와 치열한 센트럴리그 선두 다툼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용병 타자를 언제까지 2군에 방치해 둘 수 없는 팀 사정도 작용을 했다. 주니치는 21일 현재 요미우리에 3경기차 뒤진 2위를 달리고 있다.
오치아이 감독은 21일 일본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이병규의 기량이 형편 없어서 2군으로 내려보낸 게 아니었다”며 “다만 한국에서 영입할 때 생각했던 기대치에 다소 미치지 못했을 뿐”이라고 밝혔다. 다소 해이해진 모습을 보인 이병규에게 2군행 자극을 줌으로써 ‘군기’를 잡는 소기의 성과를 충분히 거뒀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일본 진출 첫 해부터 시련을 겪은 이병규가 복귀한 1군 무대에서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기대된다.
이승택기자 ls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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