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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교 동국대 총장 학제 개편·민간 경쟁시스템 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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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교 동국대 총장 학제 개편·민간 경쟁시스템 도입

입력
2007.06.22 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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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대는 지금보다 3배 이상의 속력을 내야 명문 사립대를 따라잡을 수 있습니다. 9월이면 어느 정도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날 것으로 확신합니다.”

오영교 동국대 총장이 최근 취임 100일을 맞았다. 그를 잘 아는 지인들은 “가는 곳마다 혁신 바람을 불어넣는 신비한 힘을 가진 사람”이라고 평가한다. 한국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사장 시절에는 ‘기업경영 혁신’, 행정자치부 장관 때는 ‘정부 혁신’을 모토로 내건 뒤 팀제 도입 등 강력한 구조조정으로 조직을 확 바꿔 놓았다. ‘혁신 전문가’라는 닉네임이 붙을 만 했다.

오 총장은 대학으로 옮긴 뒤 이른바 ‘오영교식 대학개혁’에 착수했다. 동국대는 분명 위기에 처했다는 판단 때문이다. 서울 시내 주요 사립대 중의 하나였던 명성는 퇴색했고, 구성원들은 힘이 빠져 있었다. 동문들은 “전통의 명문을 되살리고, 학교를 업그레이드 시켜라”고 주문했다. 그는 주저없이 변화의 채찍을 휘둘렀다.

핵심은 학제 개편이다. 사회적 수요가 적은 학과는 통합하거나 정원을 대폭 줄이는 등 메스를 댔다. 예상대로 저항이 만만치 않았지만 적합한 절차를 거치면서 정당성을 확보했다.

“대학의 구조조정안을 먼저 제시했어요. 그 다음 교수 등 구성원들로부터 의견을 듣고 해당 단과대끼리 만남을 통해 최종 안을 만들어냈지요. 총장이 일방적으로 변화를 주도하겠다는 생각은 위험합니다.”

오 총장은 “일부 반대가 있긴 했지만 (학제개편 작업은) 원만히 끝나 도약만 남았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오 총장이 취임한 이후 독문과와 북한학과 정원은 50% 줄었다. 철학과 윤리문화학과 독문과는 하나로 묶어 철학윤리문화학부로 재편했다.

그는 ‘민간식 경쟁시스템’ 도입도 공포해 교수들을 잔뜩 긴장시키고 있다. 취업률과 학생 잔여률이 낮은 학과의 정원은 계속 줄이는 대신, 높은 취업률과 학생들이 몰리는 학과 정원은 늘리는 방식이다. 철저한 경쟁 논리다. ‘상시정원 관리제’는 비슷한 맥락이다. 학교가 뒤쳐지는 학과 정원의 10%를 회수한 뒤 이른바 ‘잘 나가는’ 학과에 분양하는 것이다.

오 총장은 그러면서도 입시나 교무업무 등 학사관련 행정은 철저히 단과대 학장 책임제로 바꿨다. 단과대끼리 경쟁심이 생겨야 학과 경쟁력도 강화된다는 생각이 작용했다. 올해 안에 경영평가 지표개발이 마무리되면 교수들은 연봉제가 적용된다. “열심히 한 교수는 연봉을 더 받아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오 총장은 “대학이 좋아지면 우수 학생들은 자연히 몰리게 마련”이라며 “4년 임기가 끝날 즈음인 2010년에는 확 달라진 동국대의 위상을 느끼게 해줄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적어도 서울시내 사립대 5위권 내에 들 수 있다는 뜻이다. 그는 “이 때쯤이면 ‘완결편’에 접어들 대학 혁신과 재단 지원이 든든한 무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진각기자 kimj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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