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전체 수출 품목의 30%에 이르는 수출 상품에 대한 세금 환급을 크게 축소ㆍ폐지하면서 수출 줄이기에 나섰다.
이번 조치는 2001년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후 취한 가장 강력한 수출 억제 조치라고 중국 언론들이 20일 자평했다. 미국과 유럽은 환영의 뜻을 밝히면서도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중국에 진출한 화공, 의류 관련 한국 업체들은 가격 경쟁력이 약화되는 등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우려된다.
중국 재정부와 세무총국은 19일 2,831개 수출 품목의 부가세(증치세) 환급을 7월 1일부터 줄이거나 없애기로 했다고 밝혔다. 중국은 수출 상품에 부가세를 메긴 뒤 수출 후 세금의 일정부분을 되돌려줘 왔다. 이 조치로 해당 수출품의 원가는 상승해 가격 경쟁력은 떨어지게 된다.
2,831개 품목 중 생산에 에너지와 자원이 많이 소요되는 시멘트, 비료, 일부 화공약품 등 553개 품목에 대해서는 환급이 완전히 폐지됐다. 장난감, 오토바이, 일부 철강제품 등 나머지 2,268개 품목의 경우 세금환급율이 종전 8~17%에서 5~11%로 낮아졌다.
세금 환급 조정은 예상보다 크게 증가하고 있는 수출, 이에 따른 외환유입을 억제하기 위한 목적에서 시행됐다. 또 과도한 무역 흑자 증가로 인한 미국 등과의 무역 마찰이 심화하는 것을 방지하겠다는 의지도 작용했다.
중국은 올 1월부터 5월까지 4,435억 달러를 수출, 지난해 동기에 비해 27.8% 증가한 실적을 보였다. 무역 흑자 규모도 857억 달러로 지난해 동기 대비, 83.1% 급증했다. 수출 증가는 외환보유고는 물론 시중 유동성의 증가를 가져와 과열 경기를 부추기고 있다는 것이 중국 당국의 판단이다.
중국은 지난해 두 차례 일부 품목의 수출 부가세 환급을 낮추는 조치를 취했지만 이렇다할 효과를 보지 못했지만 이번의 경우 환급 감소 품목이 많아 어느 정도 효과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조치는 중국 내 한국 기업의 수출에도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김명신 KOTRA 베이징 무역관 과장은 “중국내 한국 화공, 의류 관련 업체들의 가격 경쟁력이 하락하는 등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이영섭 특파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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