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주가지수(KOSPI)가 큰 조정 없이 단기간에 1,800선마저 넘어서자 주식 투자자들의 고민도 커졌다. 주가 수준이 전반적으로 높아져 적절한 투자대상을 찾기가 훨씬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향후 어떤 업종과 종목이 주가 2,000시대를 열 주도주가 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그간 지수 상승을 이끌어온 중국 관련주들이 앞으로도 당분간 주도주 자리를 지킬 것으로 내다봤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정보파트장은 “1990년대 후반의 강세장을 돌아보면 정보기술(IT)주는 상승 기간의 대부분 구간에서 주도주의 자리를 지켰다”며 “최근의 증시 활황은 중국을 비롯한 이머징 마켓의 실물투자 수요 증가에서 촉발된 만큼 조선, 철강, 기계, 건설 등 관련 수혜주들이 큰 흐름에서 당분간 주도주의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스피 1,800 돌파를 주도한 증권주의 강세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됐다. 이영원 푸르덴셜증권 투자전략실장은 “증권업종은 자본시장통합법 통과에 따른 증권사 인수합병 활성화 등 업계 재편 기대감이 여전히 살아있는 데다, 주식 거래대금 증가로 실적 개선도 예상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중ㆍ소형주의 강세를 점치는 견해도 많다. 이현주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개인투자자들의 시장 참여가 늘어나면서 중ㆍ소형주 위주의 수익률 게임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동필 대한투자증권 연구원도 “18일 코스피가 1,800선을 넘어서면서 펀드 환매가 재개된 것은 시장 수급에 부담이 될 수 있다”며 “이 같은 현상은 대형주에 부담이 될 가능성이 높은 반면, 중ㆍ소형주는 상대적으로 반사이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CJ의 지주회사 전환 추진으로 다시 시장의 관심을 끌고 있는 지주회사 테마도 하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김성주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지주회사 전환은 기업의 지배구조 개선이라는 측면에서 주주가치 제고에 긍정적인 재료”라며 “우량 자회사들을 보유한 기업에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지수가 부쩍 높아진 만큼 위험관리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조언도 잊지 않았다. 이영원 실장은 “최근의 주가상승은 향후 기업실적이 크게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을 미리 반영하고 있는 측면이 강하다”며 “7월부터 시작되는 2분기 실적발표가 이처럼 높아진 시장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할 경우 큰 폭의 조정이 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전성철 기자 for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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