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식시장에 새로운 고민거리가 하나 생겼다. 그것도 아주 골치 아픈 고민거리다. 바로 급등세를 보이고 있는 금리다. 이를 두고 일부 전문가들은 저금리 시대는 이제 끝났다고까지 자신 있게 주장하고 있다.
증시에서는 통상적으로 금리가 오르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금리는 한 마디로 화폐의 가치를 표현하는 단위이다. 금리가 오르면 화폐가치가 비싸진다는 의미이고 금리가 하락하면 화폐가치는 떨어진다는 의미로 해석이 가능하다.
금리의 움직임이 자산가치에 영향을 미치는 메커니즘을 화폐가치로 생각하면 간단하게 설명할 수 있다. 모든 자산의 가치는 화폐로 표시되기 때문에 화폐가치와는 반대로 움직이는 특성이 있다. 따라서, 금리가 상승하여 화폐가치가 올라가면 그 상대편에 있는 자산의 가격은 떨어질 것이다.
반대로 금리가 하락하면 자산의 가치는 상대적으로 상승하게 된다. 단적인 예가 2003년 이후 원자재, 부동산, 주식 가격의 상승이다. 전세계적인 저금리 기조가 글로벌 자산 가격 급등의 원인이라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의 금리 상승을 바라보는 시각에는 우려가 클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주가가 금리에 반응하는 것은 상황에 따라, 금리 변동 정도에 따라 매번 다르게 나타난다는 것은 잊지 말아야 한다.
5년, 10년을 두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금리의 상승은 주가에 틀림없이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하지만 1년 이내의 짧은 사이클을 본다면 금리 와 주가의 움직임은 동행한다.
역설적으로 금리상승의 또 다른 의미는 경기가 좋아지고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주식시장은 경기가 좋아지는 것에 초점을 맞춰, 금리가 올라감에 따라 주가도 상승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물론 금리 상승이 경기회복보다는 인플레에 기인하고 있다면, 주가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은 자명하다.
결론적으로 금리의 상승이 주가에 미치는 영향을 단정적으로 이야기할 수 없기 때문에 현재 금리의 상승이 인플레와 경기회복 중 어디에서 시작된 건지 판단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최근의 금리 상승은 일단 경기회복을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주가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이나 미국이나 심각한 인플레 징후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다만, 유가와 같은 주요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는 것은 인플레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관심을 둬야 한다.
삼성증권 투자전략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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