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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진 기자의 디지털 세상읽기] '쇼'는 눈에 띄게 'KTF'는 안보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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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진 기자의 디지털 세상읽기] '쇼'는 눈에 띄게 'KTF'는 안보이게

입력
2007.06.20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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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길거리를 다니다보면 검은색 바탕 위에 주황색 글씨로 ‘SHOW’라고 쓰여진 간판이 붙은 상점을 볼 수 있습니다. TV에서 ‘쇼를 하라’고 열심히 광고를 하는 덕분에 ‘쇼’가 영상통화 서비스라는 것을 알고 있는 분들은 많습니다. 그러나 뜻밖에도 ‘쇼’ 서비스가 어느 회사에서 제공하는 것인지 모르는 분들이 많습니다. 상점 간판을 봐도 KTF라는 표식이 전혀 없습니다.

KTF 직원들의 명함도 마찬가지입니다. 요즘 KTF 직원들이 건네는 명함을 보면 회사명 대신 큼지막하게 ‘쇼’ 브랜드가 적혀 있습니다. 임원들의 경우 명함 뒷면을 보면 조그맣게 사명이 쓰여 있습니다. 그것도 흰색 바탕에 은색 글씨로 쓰여있기 때문에 여간해서 쉽게 눈에 띄지 않습니다.

이처럼 KTF가 사명을 철저히 숨기는 것은 ‘쇼’ 브랜드를 띄우기 위한 전략입니다. ‘숨어야 산다’는 전략이지요. KTF 직원들은 공공연히 말합니다. “쇼가 어느 회사 제품인지 몰라도 좋으니 가입자만 늘면 된다”고 말입니다. 경쟁사 서비스로 알고 찾아와서 가입하더라도 내 주머니에 돈이 들어오면 된다는 것이지요.

아니, 오히려 KTF라는 사명이 방해가 될 수도 있습니다. 기존 음성통화 서비스의 경우 경쟁사에 가려 만년 2등이라는 꼬리표가 붙었는데 영상통화 서비스에도 그 이미지가 따라오면 곤란하지요.

이 때문에 경쟁사인 SK텔레콤은 고민입니다. 더러 ‘쇼’를 SK텔레콤 서비스로 오인하는 사람들을 보면 울어야 할 지 웃어야 할 지 모르겠다고 한탄을 합니다. 그 바람에 SK텔레콤의 영상통화 서비스인 ‘3G플러스’가 제대로 빛을 못 본다면 안타까운 상황이지요.

그러니 KTF로서는 더욱 사명을 감추고 ‘쇼’를 부각시킬 수 밖에 없습니다. 한편으로는 사명까지 감추면서 브랜드를 띄워야 하는 절박함이 느껴지기도 하지만 KTF의 사명 감추기 전략은 성공적이라고 봅니다. 이 같은 전략이 고스란히 실적으로 이어진다면 KTF의 사명 감추기 전략은 또 다른 마케팅 성공 사례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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