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유럽연합(EU)은 18일 새로 구성된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에 대한 경제적ㆍ정치적 제재를 해제한다고 밝혔다.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이 무장세력 하마스와의 결별을 선언한 지 나흘 만이다.
콘돌리사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살람 파이야드 팔레스타인 총리에게 미국은 팔레스타인 정부에 대한 전면적인 지원 및 정부간 정상적인 접촉을 재개할 것이라고 전했다”고 말했다. EU도 이날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와 즉각 관계를 정상화하고 경제지원을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이로써 지난해 1월 총선에서 승리한 뒤 하마스 주도의 자치정부가 3월 출범한 데 대한 대응조치로 취해진 미국과 EU의 봉쇄제재조치는 15개월 만에 풀리게 됐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에후드 올메르트 이스라엘 총리는 19일 워싱턴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압바스 수반과 새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를 지지한다”면서 팔레스타인 제재해제를 확인했다.
미국 EU 이스라엘의 경제제재 해제조치는 하마스를 고립시키면서 온건파인 압바스 수반의 파타당이 주도하는 권력체제를 강화하기 위한 의도로 받아들여진다.
서방의 경제지원이 집중될 것으로 보이는 요르단강 서안과 달리 하마스가 장악한 가자지구는 경제고가 가중되면서 하마스에 대한 주민들의 지지도가 크게 하락할 것이라는 기대감의 반영이다. 그러나 뉴욕타임스는 서방의 전략은 하마스의 잠재력을 감안할 때 한 순간에 무너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스라엘군과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은 이날도 국경지역인 에레즈에서 총격전을 벌여 팔레스타인인 1명이 사망하고 15명이 부상하는 등 곳곳에서 충돌이 이어졌다.
권혁범 기자 hb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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