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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싱 섀도우' 주연 배해선·김보경 "연기대결 양보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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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싱 섀도우' 주연 배해선·김보경 "연기대결 양보없죠"

입력
2007.06.19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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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부터 남다른 행보로 주목 받은 뮤지컬이 있다. 국내 창작 뮤지컬 사상 유례없는 8년의 제작기간, 50여 억원의 제작비, 세계적인 극작가인 아리엘 도르프만과 작곡가 에릭 울프슨 등 외국 스태프의 참여…. <댄싱 섀도우> (7월 8일~8월 30일,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를 둘러싼 외적 조건은 국내 어느 작품과 비견할 수 없을 정도다.

게다가 차범석의 희곡 <산불> 을 원작으로 삼았으니 이 작품에 대한 기대치가 높을 수 밖에 없다. 이 같은 조건에서 작품의 내실을 튼실히 채워주는 것은 배우들의 연기일 터. 매일 8시간이 넘게 연습 중이라는 두 주연배우 배해선(33)과 김보경(25)은 “주변의 기대가 부담스럽지 않다면 거짓말”이라며 입을 모은다.

“대작을 고집하는 것은 아닌데 인연이 닿네요. 연극을 전공할 때부터 차범석 선생님의 <산불> 을 좋아했어요. 뮤지컬로 만든다고 하기에 선뜻 오디션에 응했죠.” <아이다> <에비타> 등 대형 뮤지컬의 주인공을 꿰찼던 배해선은 이 작품을 택한 이유로 ‘차범석’을 꼽았다. 평소 연극성이 강한 뮤지컬을 선호하는 그에게, 존경하던 차범석의 작품은 재고의 여지가 없었다.

지난해 <미스 사이공> 의 주인공으로 발탁되며 급부상한 김보경은 아직 <산불> 을 읽어보지 못했다. “주인공이든 조역, 단역이든 제 역할에 충실할 수 있는 작품이면 다 좋아요. 운이 따라서 큰 작품의 주인공을 연달아 맡게 됐는데, 이번에는 같이 출연하는 선배들로부터 많이 배우고 있어요.”

두 사람은 2004년 <아이다> 에 함께 출연한 적이 있다. 당시 배해선은 주인공, 김보경은 조역이었다. 그러나 이번엔 상황이 역전됐다. 김보경이 맡은 나쉬탈라 역할이 배해선의 신다 역할보다 대사, 노래, 춤 등 모든 면에서 비중이 높다. “솔직히 샘이 많이 나죠. (웃음) 보경이는 <아이다> 를 공연할 때도 눈에 띄는 연기자였죠. 이번에 다시 만나보니 ‘내가 알고 있던 보경이가 맞나?’할 정도로 연기가 몰라보게 늘었어요.” 배해선은 자신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적다며 엄살을 부리지만 후배에 대한 칭찬은 아낌 없다.

김보경도 나쉬탈라를 소화하기에 벅찰 때가 있다고 털어놓는다. “나쉬탈라가 선한 인물로만 그려지지 않아서 힘들어요. 숲과 대화하는 영적인 능력을 갖고 있어 숲을 수호하려 하지만 한 남자를 사랑하면서부터 숲을 위험하게 만들기도 하는 복잡한 인물이에요.”

배해선이 연기하는 신다는 나쉬탈라와 달리 숲을 떠나 도시 생활을 갈망하는 인물이다. “처음엔 악역인 줄로만 알고 ‘이 참에 이미지 변신을 해보자’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배역을 분석할수록 진정한 사랑을 받아본 적 없는 짠한 인물인 거에요. 관객이 연민을 느낄 수 있도록 신다의 내적 갈등을 제대로 표현하는 게 제 목표예요.”

배역에 대한 질문을 하자 서로의 옷 매무새와 머리 모양을 손 봐주던 자매 같은 모습은 온데 간데 없다. 무대 위의 연기에서는 한 치의 양보도 없을 기세다.

<댄싱 섀도우> 는 배해선에게 있어 “고통스럽게 작업하고 있어 더욱 매력적인 작품”인 반면, 김보경에게는 “맘껏 노래하고 춤 출수 있는 무대를 마련해줘서 흥분되는 작품”이다. 이처럼 다른 듯하지만 작품에 대한 열정만은 한결 같은 두 여배우의 연기 대결은 <댄싱 섀도우> 를 기대하게 만드는 또 하나의 요소임에 틀림 없다.

김회경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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