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長壽)가 선망의 대상인 것 만은 아닌 세상이 됐다. 경제적 여유 없이 불우한 노년을 보내는 것을 가리켜 ‘오래 살 위험에 대비하라’는 말까지 나올 지경이다.
보험 가운데 노후의 일상 생활에 대비해 드는 것이 연금보험이다. 보험사들은 기존 국민연금과 최근 도입된 퇴직연금, 그리고 개인이 민간 보험사에 드는 연금보험까지 합쳐 ‘3중 보장구조’를 갖춰야 비로소 노후를 편안히 보낼 수 있다고 강조한다. 보험사들의 연금보험 선택요령을 알아보자.
■ 연금보험이란
연금보험은 크게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는 ‘세제 적격’ 연금보험(연금저축보험)과 소득공제 혜택은 없지만 10년 이상 가입하면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세제 비적격’ 연금보험으로 나뉜다.
연금저축보험은 급여 소득자에게 좋은 상품이다. 낸 보험료 중 연 300만원까지 소득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소득공제를 받으려면 가입기간이 10년 이상이고 55세까지 계약을 유지해야 한다.
연금 수령 시 내는 세율도 5.5%로 비교적 낮다. 하지만 연금을 일시에 수령하거나 중도해지하면 22%의 기타소득세를 내야하며 5년 이내에 해지하면 낸 보험료의 2.2%를 해지가산세로 더 물어야 한다. 연간 납입 가능한 보험료도 최고 1,200만원으로 제한돼 있다.
세제 비적격 연금보험은 다시 전통형 연금보험과 변액연금보험으로 나뉜다. 둘 다 가입기간 동안 소득공제는 안되지만 노후에 받는 연금에 비과세 혜택이 있어 유리하다.
단, 10년 이상 유지해야 비과세 된다. 연금저축보험보다 상대적으로 적용이율이 높고, 보험료도 여유가 되면 많이 책정할 수 있다. 퇴직금이 없는 자영업자나 연금을 넉넉히 받고자 하는 사람에게 적합하다. 연금개시 연령이 45세로 10년 이른 것도 장점이다.
안정적인 노후자금을 원하는 고객은 확정금리 또는 공시이율이 적용되는 전통형 연금보험이 적합하다.
좀 더 공격적으로 노후자금을 불려보려면 변액연금보험을 고려해 볼 수 있다. 펀드의 운용실적에 따라 적립액이 달라져 운용실적이 좋으면 더 많은 연금을 받을 수 있다. 혹시 투자수익률이 마이너스로 떨어져도 연금 지급 시점에는 고객이 그 동안 납입한 보험료가 보장되는 등 최소한의 안전장치도 있다.
이 밖에 종합주가지수(KOSPI) 등에 연계한 옵션에 투자해 연금액이 변동되는 상품, 보험가입 다음 달부터 연금을 수령 할 수 있는 즉시형 연금보험도 있다. 최근에는 가입 시 특약을 통해 종신보험 보장까지 받을 수 있는 퓨전형 상품도 나와있다.
■ 어떻게 고르나
연금을 받기 시작하는 연금개시 연령이 다양한 상품이 좋다. 일찍부터 연금을 받고 싶다면 50세 이전 연금개시형을 택하면 되고 고연령에도 충분한 소득이 가능하다면 되도록 늦게 연금 지급이 시작되는 상품을 고르는 게 좋다.
연금지급 방법의 선택도 중요하다. 사망 때까지 연금을 계속 지급하는 종신연금형, 일정기간 동안만 연금을 지급하는 확정연금형, 생존 시에는 연금을 수령하다가 사망 시 유가족에게 목돈을 물려주는 상속연금형, 그 밖에 개인형과 부부형, 정액형과 체증형 등 다양하다. 가입 때 지급형태를 정하기 보다 연금개시 시점에 고객이 원하는 지급형태를 선택할 수 있는 상품이 유리하다.
긴급자금이 필요할 때 중도인출이 가능한지, 여유자금이 생기면 보험료를 올려 연금 규모를 늘릴 수 있는지(한도는 회사별로 차이가 있으나 보통 납입기간 중 보험료의 100%까지 증액 가능)도 고려해야 한다.
나이가 들수록 질병에 걸릴 확률이 높아지므로 연금보험을 들면서 사망, 재해, 질병 등도 보장받을 수 있는 특약이 가능한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퇴직금이나 저축으로 모아 놓은 목돈이 있고 연금을 바로 받기 원한다면 일시납 즉시연금에 가입하는 것도 괜찮다. 연금보험은 장기간 계속되므로 안정적으로 연금을 지급해 줄 만한 우량회사에 가입하는 게 좋다.
보험료는 나중에 지급받는 연금액수에 따라 달라진다. 당연히 은퇴 후 필요한 생활비를 제대로 산출하는 것이 중요하다. 국민연금이나 퇴직금 등 예상 가능한 수입을 계산해서 필요한 차액만큼 연금보험에 들면 된다.
대한생명 김종열 상무는 “연금보험은 상대적으로 급박한 자금이 아니라는 생각에 경제사정에 따라 해지하기 쉽지만 갈수록 불안해지는 노후생활을 생각한다면 꾸준히 유지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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