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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컴, 4년만에 우승컵 안기며 빅리그 고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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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컴, 4년만에 우승컵 안기며 빅리그 고별

입력
2007.06.19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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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축구가 낳은 최고의 슈퍼스타 데이비드 베컴(31ㆍ레알 마드리드)이 파란만장했던 유럽 빅리그 무대와 작별했다. 지난 4년간 ‘호화군단’ 레알 마드리드 소속으로 한 번도 우승을 차지하지 못한 베컴은 18일(한국시간) 열린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최종전인 마요르카와의 경기에서 선발 출전해 팀의 3-1 승을 이끌며 4년 만에 레알 마드리드에게 우승컵을 안겼다.

베컴의 고별전으로 더욱 의미 깊었던 이 경기에는 아내 빅토리아 베컴과 세 아들을 비롯해 그의 절친한 친구인 영화배우 톰 크루즈 부부도 함께 했다. 유럽의 주요 외신들은 “할리우드 영화와 같은 짜릿한 엔딩”이라며 베컴의 빅리그 고별전에 찬사를 보냈다. 베컴은 다음 시즌부터 미 메이저리그사커(MLS) LA갤럭시에서 뛸 예정이다.

영욕의 빅리그 10년사

베컴은 유럽 최고의 전통과 인기를 자랑하는 양대 명문 구단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레알 마드리드에서 할리우드 영화와 같은 선굵은 스토리를 써나갔다. 베컴은 94년부터 10년간 6번의 EPL우승을 거머쥐었지만 불같은 퍼거슨 감독의 눈밖에 나면서 2003년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로 입단했다.

지네딘 지단, 호나우두, 루이스 피구와 같은 당대 최고의 스타들과 한솥밥을 먹게 된 베컴은 데뷔 직후 16경기에서 5골을 뽑아내는 무난한 활약을 보였다. 하지만 이후 ‘오른발 프리킥 외에는 전술적으로 쓸모가 없다’는 비아냥을 들은 베컴은 4년간 레알 마드리드가 무관에 그친 ‘주범’으로 몰리며 혹독한 시련을 겪기도 했다.

인기는 역대 최고

베컴은 축구사적으로 독특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축구 실력만 따지면 최상위 그룹은 결코 아니다. 그럼에도 그는 화려한 외모와 스타성으로 당대 최고 스타들을 능가하는 부와 명예를 얻었다. 그의 인기가 최정상을 달리던 2004년에는 416억원 이상의 수입을 올려 지단과 호나우두를 따돌리고 1위를 차지했다.

베컴은 2004년 세계적인 면도기 회사 ‘질레트’와 5년간 700억원에 달하는 광고 계약을 했고, 아디다스, 펩시 등 글로벌 기업들과 장기간 광고 스폰서 계약을 맺으며 ‘가장 잘 팔리는’ 스포츠스타로서의 입지를 과시하고 있다. 베컴은 지난 1월 LA갤럭시행을 선택하면서 5년간 2,400억원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계약에 성공해 화제가 됐다.

아직 끝나지 않은 전설

베컴은 앞으로 2,3년간 전성기 기량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베컴은 독일월드컵 이후 한동안 슬럼프에 빠졌지만 최근 다시 전매특허인 오른발 킥을 앞세워 레알 마드리드와 잉글랜드 대표팀에서 중추적인 활약을 보이고 있다. 4년만에 우승한 레알 마드리드의 막판 상승세는 베컴의 활약이 큰 힘이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잉글래드 대표팀의 맥클라렌 감독도 지난 1일 브라질과의 평가전을 앞두고 베컴을 대표팀에 복귀시켜 재미를 봤다. 레알 마드리드의 카펠로 감독은 “베컴을 LA갤럭시로 보내기로 한 것은 나의 실수였다”며 베컴을 홀대한 자신의 실수를 인정했다.

김기범 기자 kik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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