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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 안 부럽다" 여유만만 2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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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 안 부럽다" 여유만만 2등

입력
2007.06.19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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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백하고 고소한 와플 샌드위치로 우리나라 소비자들에게도 잘 알려진 버거킹은 매출액이 맥도날드의 10분의1수준. 언뜻 위태롭다는 느낌이 들 정도다.

그렇지만 이 회사를 잘 아는 전문가들은 버거킹의 성장성에 오히려 후한 점수를 준다. 실제로 버거킹은 최근의 실적 발표에서 2006년6월 이후 9개월 동안의 순익이 전년 동기 대비 세 배나 증가했다고 밝혔다.

버거킹의 놀라운 실적은 앵거스 버거라는 신제품 덕분. 영국 스코틀랜드산 앵거스 황소 고기를 식재료로 사용해 튀기지 않고 그릴에 구워서 만든 앵거스 버거는 인공 패스트 푸드에 대한 혐오감이 확산되고 있는 미국인들 사이에 히트를 쳤다.

앵거스 버거의 강점은 이 분야의 1위 기업 맥도날드가 도저히 벤치마킹할 수 없다는 점에 있다. 맥도날드는 버거킹의 앵거스 버거를 본 뜬 유사 제품을 출시했으나, '맥도날드=튀겨 만든 인공음식'이라는 이미지를 불식시키지 못해 쓴 맛을 봐야 했다.

요즘 미국에선 1등과는 확실히 차별화한 영역을 구축한 2등 기업들이 승승장구하고 있다. 비록 1등이 아니더라도 1등 기업과는 확실히 차별화하는 상품과 서비스로, 1등 부럽지 않은 성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월마트에 이은 미국의 2위의 할인점 타겟 매장은 백화점 못지않은 화려함으로 고객을 놀라게 한다. 밝은 조명, 널찍한 통로, 강렬한 빨간색으로 통일된 고급 인테리어로 장식한 매장을 걷다보면 할인점이라는 게 믿겨지지 않을 정도다. .

이곳에서 판매하는 캘빈 클라인, 피오루치 등의 고급 브랜드 제품은 우리나라의 유학생들이나 관광객들이 선물용으로 구입하는 인기 아이템이다.

타겟의 기업 규모는 월마트의 20분의 1이지만 영업 이익률은 오히려 높다. 타겟 경영진은 가격 경쟁으로는 도저히 월마트를 이길 수 없다고 판단, 월마트 보다 조금 비싸지만 품질과 서비스는 확실히 뛰어나다는 전략으로 미국의 중산층을 불러 모으는데 성공했다.

'지구촌의 음료'로 까지 불리는 코카콜라에 당당히 맞서고 있는 펩시콜라의 성공사례는 이미 알려진 이야기다. 펩시콜라는 콜라 음료 시장에서는 코카 콜라를 이기기 힘들다고 판단,고 스포츠 음료 시장을 뛰어 들어 게토레이로 히트를 쳤다.

또한 크리스탈 펩시, 삼바 펩시 등 다양한 콜라 제품으로 소비자들의 다양한 기호에 부응하고 있다. 이 결과 펩시 콜라의 주가(66달러)는 코카콜라(52달러)를 훌쩍 넘어서고 있다. 이 덕분에 펩시의 CEO인 인도출신의 인드라 누이는 현재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경영인으로 손꼽히고 있다.

이밖에도 DIY(Do It Yourself: 소비자 조립제품)에 집중 개발해 가정용품 시장에서 절대강자인 홈데포와 당당히 경쟁하고 있는 로즈, 트럭 렌털 분야에서 독보적인 영역을 구축해 버짓과 경쟁하고 있는 헤르츠, 오락물에서 강점을 보여 ABC와 맞서고 있는 CBS 등이 성공한 2등 기업이다.

조영탁 휴넷경영아카데미 대표는 "1등이라고 해서 모든 것을 다 잘할 수는 없다"며 "1등 기업과는 얼마나 차별화할 수 있느냐가 2등 기업이 성공하는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민주 기자 m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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