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주자 검증 과정에서 이명박 전 서울시장측이 제기한 ‘청와대 배후설’ 및 ‘박근혜 캠프와 범여권의 정보 공유설’ 등을 둘러싸고 이 전 시장측과 박 전 대표측, 청와대 등이 정면 충돌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이 전 시장측은 친노 사조직인 참평포럼의 ‘이명박 죽이기’ 기획설을 제기하면서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을 명예훼손 혐의로 맞고소하고, 박 전 대표와 친분이 두터웠던 고(故) 최태민 목사 관련 의혹을 제기하며 대대적 역공에 나섰다.
그러나 박근혜 전 대표측은 이 전 시장측의 ‘정보 공유설’ 제기에 대해 “중대한 명예훼손”이라며 이 전 시장의 사과를 요구했고, 청와대는 ‘청와대 배후설’에 대해 “비겁한 정치모략”이라고 반박했다.
특히 이용섭 건설교통부 장관은 이날 국회 건교위 전체회의에서 이 전 시장의 대운하 공약에 대한 정부 태스크포스(TF)의 재검토 보고서와 관련, “TF로부터 제출받아 청와대에 보고한 자료는 9쪽 분량이며 (언론에 보도된) 37쪽 짜리 보고서는 한번도 본적이 없다”고 밝혀 보고서 변조 의혹이 제기됐다. 이 장관은 “건교부, 수자원공사, 청와대가 만든 게 아니고, 누군가 의도를 갖고 만든 것 같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 전 시장측은 “청와대가 직접 변조하고 유출했던가, 청와대가 유출한 뒤 제3의 세력에 의한 왜곡 변조를 유도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주장하면서 국정조사를 통한 진상 규명 방침을 밝혔다.
또 이 전 시장측 이재오 최고위원은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 “청와대 몇몇 비서관이 퇴근하고 공덕동 참평포럼에 가서 ‘노무현 정권 연장 및 이명박 죽이기’ 계획을 꾸미고 있다는 정보와 근거를 몇 가지 확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이 전 시장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친노 사조직이 ‘이명박 죽이기’를 기획하고 있다는 얘기를 듣고 있다”고 말한 뒤 박 전 대표측의 공세에 대해 “(범여권과) 같은 자료로 공격했다는 점에서 정보 공유가 있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에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이 전 시장측이 계속해서 아무 근거 없이 청와대 배후설을 제기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박 전 대표측 이혜훈 대변인은 ‘정보 공유설’에 대해 “명백한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행태 자체가 정치공작”이라고 반박했다.
이태희
기자 goodnew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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