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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작가 12명과 대담 재현 '박범신이 읽는 젊은 작가들'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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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작가 12명과 대담 재현 '박범신이 읽는 젊은 작가들' 출간

입력
2007.06.19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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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작가들을 만나는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그들이 갖고 있는 코드의 하나가 폭력성이라고 저는 봤거든요.”

박범신(61) 작가가 2005년 하반기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개설한 ‘금요일의 문학 이야기’의 사회를 맡아 젊은 작가들과 나눴던 대담 중 일부다. 대선배는 당시 손홍규 작가를 상대로 말하고 있었지만, 발언의 내용은 11차례에 걸친 대담의 출연자 12명에게 모두 통한다.

“오늘날의 젊은 작가들이 경험이 없는 세대이기 때문에 폭력성을 하나의 충격 요법으로 들고 들어오는 게 아닐까 하는 해석도 해 봤는데, 오늘 대담자가 쓴 소설에서의 폭력성에는 기본적으로 역사성과 사회성이 뒷받침돼 있어 마음이 놓였어요.”

‘금요일의 문학 이야기’ 당시 박범신 작가와 대담한 작가는 이기호, 심윤경, 백가흠, 오현종, 손홍규, 이신조, 김도연, 김종광, 김종은, 김숨, 박성원 등이다. 대담을 통해, 1970~80년대 문학에 비해 반역사성, 반사회성, 반계몽성이 두드러져 내면의 세계로만 파고드는 듯한 이 시대 젊은 작가들에게로 통하는 길을 발견한 박범신 작가가 당시의 대담을 엮어 최근 <박범신이 읽는 젊은 작가들> (문학동네)을 내놓았다.

젊은 작가들의 기억은 푸르름으로 채색돼 있기 일쑤다. 한국일보 신춘문예 당선을 조마조마하게 기다리고 있던 김종은 작가의 추억담에는 웃음이 배어 있다. 당락이 궁금했던 그는 학교 선배인 이기호 작가에게 한번 알아봐 달라고 부탁했다. “제가 정확히 기억을 하는데, 술을 많이 마시고 새벽 두 시쯤에 집에 들어가 버릇처럼 컴퓨터를 켰어요. 그런데 초기 화면에 ‘한국일보 신춘 문예 소설 부문에 작품을 낸 김종은씨를 찾습니다’라고 나와 있더라고요.” 그래서 새벽 세 시에 담당 기자를 깨워 끝내 당선을 확인했다는 후일담이다.

김씨의 다음 말은 우리 시대 젊은 작가들은 어떻게, 왜 존재하는지를 명쾌하게 일러준다. “제가 봤을 때는 즐겁지 않으면 할 이유가 전혀 없는 일입니다. 소설을 쓰고 시를 쓰는 게 말예요. 요즘 또 돈을 많이 벌어야 인정 받는 사회 아닙니까? 그런데 그런 것도 아니고요, 제가 정말 좋아서 하는 일이에요.”

“요즘은 독자보다 작가가 많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작가 지망생들이 넘쳐, 직장을 다니며 글쓰기를 병행할 경우는 경쟁력이 한참 떨어진다”는 어느 작가의 푸념 등 그들이 현장의 언어로 전하는 생생한 풍경은 이 시대 ‘문청’들이 전하는 문학의 실체이기도 하다. 지금 이 행사는 ‘작가, 목소리로 남다’라는 제하로 진행자를 바꿔가며 이어가고 있다.

장병욱 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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