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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 또 메이저 대회 역전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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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 또 메이저 대회 역전 실패

입력
2007.06.19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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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가 호랑이를 잡았다.

‘엘 파토’(오리) 앙헬 카브레라(38ㆍ아르헨티나)가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를 꺾고 2007 US오픈챔피언십에서 우승, 통산 첫 메이저대회 챔프에 등극했다. 카브레라는 우승상금 126만달러를 받았다.

캐디 출신 이방인 카브레라의 인생역전

카브레라는 18일(한국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근교 오크몬트골프장(파70ㆍ7,355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날 1언더파 69타를 쳐 최종 합계 5오버파 285타를 기록해 공동 2위 우즈(세계랭킹 1위), 짐 퓨릭(세계랭킹 3위)을 1타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지옥의 코스’를 뚫은 카브레라는 골프 변방인 아르헨티나에서 캐디를 하다 영웅에 올랐다. 남미 출신이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한 것은 1967년 브리티시오픈에서 로베르토 데 빈센조(아르헨티나)가 우승한 이후 40년만이며 US오픈 우승은 처음이다. 카브레라는 15세에 골프장 캐디로 처음 골프와 인연을 맺은 뒤 20세에 프로골퍼가 됐다. 퀄리파잉스쿨 4수 끝에 유럽투어에 진출, 3승을 올렸지만 2002년부터 연간 10차례 이상 대회에 참가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는 그동안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짧은 목과 뒤뚱거리는 걸음걸이 때문에 오리를 뜻하는 ‘엘 파토’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카브레라는 “이번 우승을 아르헨티나 국민에게 바친다. 아마 골프선수가 되지 않았으면 축구선수가 됐을 것이다”며 축구 강국의 국민다운 소감을 밝혔다.

선두 애런 배들리(호주)에 4타 뒤진 채 최종 라운드에서 나선 카브레라는 선두권 선수들이 무너지는 사이 15번홀까지 3타를 줄여 2위권에 3타차까지 앞서다 16번홀(파3)과 17번홀(파4)에서 연속 보기로 1타차로 쫓기기도 했지만 추격자들이 더 이상 타수를 줄이지 못해 짜릿한 우승을 맛봤다.

메이저 역전 징크스에 고개숙인 우즈

우즈는 또 다시 메이저대회 역전에 실패했다. 선두에 1타 뒤진 2위로 최종일 경기에 나선 우즈는 2오버파로 선두였던 배들리는 따돌렸지만 ‘복병’ 카브레라를 넘지 못해 공동 2위에 머물렀다. 이로써 우즈는 최종일을 선두로 시작하지 않았던 나머지 29개 메이저대회에서 한번도 정상에 오르지 못하는 메이저대회 ‘역전불가’의 징크스를 이어갔다.

우즈는 지난 4월 마스터스골프에서도 1타 뒤진 2위로 4라운드에 나섰다가 역전에 실패, 준우승을 차지했다.

정동철 기자 ba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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