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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포럼 '문명과 평화' 세계석학 40명 한자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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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포럼 '문명과 평화' 세계석학 40명 한자리에

입력
2007.06.19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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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 공존에 기반을 둔 동아시아 공동체 건설은 가능할까. 아시아의 전통 문화와 정신은 인류 번영에 기여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까. 19~21일 경기 성남시 한국학중앙연구원(이하 한중연)에서 열리는 국제 포럼 ‘문명과 평화’에서는 이 같은 주제를 놓고 국내외 석학 40여 명이 진지한 논의를 펼친다.

올해로 3회째를 맞는 이번 포럼의 기조 연설은 1998년 북아일랜드 정파 간 평화협정 체결을 이끈 공로로 그 해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데이비드 트림블 영국 상원의원이 맡았다.

신대철 포럼 위원장은 “인문학 지평에서 문명 간 대화를 독려하는 정례적 담론의 장을 만들겠다는 것이 행사 취지”라며 “한중연 입장에선 한국학의 주요 이슈를 국제적으로 제시하는 기회로 삼고 있다”고 설명했다. 모든 발표는 한국어, 중국어, 일본어, 영어로 동시 통역된다.

●동아시아 공동체 가능성 탐색

총 6개 세션 중 ‘동아시아 공동체의 역사적 전망’(20일)에서 발표를 맡은 아키라 이리에 하버드대 교수는 지역 공동체 실현에 있어 시민 사회의 역할에 주목한다.

이리에 교수는 “한국, 중국, 일본 등 국가 간의 정치적 갈등 완화와 경제적 통합을 뒷받침하려면 비정부기구(NGO)들의 초국가적인 활동이 활발해져야 한다”며 이를 위한 선결 조건으로 국가별 표현ㆍ집회 자유 확대와 NGO간 국제 연대 강화를 제시한다.

백영서 연세대 교수는 ‘소통적 보편성’을 갖춘 동아시아사(史) 서술을 제언한다. 소통적 보편성이란 자국사 중심의 역사 서술을 지양하는 동시에 지역사 내부에서 주변적 위치에 처한 주체들의 경험에서 보편적 요소를 발견하는 역사 서술 방식이다. 백 교수는 “일례로 종군위안부 문제는 다른 사례들과 더불어 ‘국가폭력, 전쟁과 결합된 성폭력’으로 추상화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아시아 전통과 새로운 인문정신’(20일) 세션에 참가하는 독일의 중국철학 권위자 하이너 로에츠 교수는 아시아의 유교적 도덕 체계가 인권, 생명의학 등 최근 활발히 논의되는 윤리 문제를 포용할 수 있는가를 탐색한다. 로에츠 교수는 “태아는 사회에 편입될 때 비로소 인간이 된다는 유교적 입장은 치료 목적의 인간 배아 복제를 긍정한다”는 등의 예를 들어 유교가 세계 윤리로 자리매김할 요소를 갖추고 있다고 진단한다.

●화동의 중심으로서 출판ㆍ체육

해마다 주제가 바뀌는 3개의 세션 중 ‘책과 지식의 유통’(20일)은 “서양보다 앞선 인쇄 기술을 지녔던 아시아에서 책을 통해 지식이 어떻게 유통돼 왔고, 그것이 어떤 정신사적 의미를 갖는지를 살피는 자리”(주영하 한중연 교수)다. 서구 중심적 지식 유통 구조에 대항해 인도에서 20여년 간 제3세계 서적을 전문적으로 다뤄온 클로드 알바레스 박사 등이 발표를 맡았다.

‘체육을 통한 대화’(21일)에선 송형석 계명대 교수가 나서 “축구는 국경, 인종, 종교의 차이를 뛰어넘어 사람 간의 소통과 이해를 돕는 보편 언어와 같다”며 축구가 어떤 문화적 교류 못지 않게 세계 평화에 기여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같은 날 ‘빈곤으로부터의 평화’ 세션에서는 작년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무하마드 유누스 그라민은행 총재를 30년 간 보좌하며 빈곤 퇴치 운동에 헌신해온 악타르 호사인 씨가 ‘소액 금융: 그라민은행의 경험’을 주제로 발표한다.

이훈성 기자 hs021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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