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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아가는 독립기념관' 경북 영양초등학교 교육현장/ "우리 고장 출신 독립운동가들 자랑스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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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아가는 독립기념관' 경북 영양초등학교 교육현장/ "우리 고장 출신 독립운동가들 자랑스러워요"

입력
2007.06.18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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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는 저런 역사(일제 식민지)를 되풀이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15,16일 이틀 동안 경북 영양군 영양초등학교 강당에서 진행된 ‘찾아가는 독립기념관’ 행사에 참여한 학생들의 얼굴에는 안타까움과 자긍심이 교차했다. 일제 강점기 가혹했던 일본 경찰의 고문에 치를 떨었고, 그 고문에 굴하지 않고 “대한독립 만세”을 외친 내 고장 출신 독립운동가들이 자랑스러웠다.

이 행사는 독립기념관(관장 김삼웅)이 먼 거리 때문에 기념관을 찾지 못하는 도서 벽지 학교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역사 교육 프로그램으로 올해로 두 번째다. 독립기념관이 개관한지 20년이 된 올해는 특히 호국보훈의 달인 6월에 행사를 마련해 영양 지역 학생들과 주민들에게 나라 사랑하는 마음을 심어주는 뜻 깊은 시간을 가졌다.

먼 거리를 이동해야 하는 탓에 많은 자료를 가져오진 못했지만, 교육 내용은 직접 독립기념관을 찾은 만큼이나 알찼다.

영양초교 강당에 마련된 ‘미니 독립기념관’ 의 가장 큰 특징은 전시물의 절반을 지역 독립운동가들로 채운 점이다.

단발령(斷髮令)이 내려지자 영양에서 처음 의병을 일으킨 김도현(金道鉉ㆍ1852~1914) 선생과 1930년대 중국 상하이(上海)에서 아나키스트 독립운동가로 활동하다 일제에 잡혀 죽음을 당한 엄순봉(嚴舜奉ㆍ1906~1938) 의사, 그리고 남편을 잃고 46세에 독립운동에 나서 ‘만주 독립군의 어머니’로 추앙 받은 남자현(南慈賢ㆍ1872~1933) 선생 등 3명의 지역 출신 독립운동가들의 사료가 안중근, 윤봉길, 이봉창 의사와 함께 나란히 전시됐다.

이주연(영양초교 4)양은 “우리 고장에도 이런 훌륭한 분들이 계셨다는 사실이 자랑스럽다”며 “감옥에서도 ‘원수의 밥은 먹지 않는다’며 항거하신 남자현 선생의 말을 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내 고장 독립운동가들의 삶을 간접 경험케 하는 ‘나도 꼬마 독립운동가, 임무를 완성하라’는 역사 체험 교육 프로그램과 일제 종군위안부 이옥순(80) 할머니의 생생한 증언을 듣는 시간을 가져 생생한 역사 학습을 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학생들은 ‘나도 꼬마 독립운동가…’프로그램에서 일본 경찰이 당시 독립운동가를 고문하거나 사형할 때 사용했던 용수(죄수의 얼굴을 보지 못하도록 머리에 씌우는 동근 통)를 직접 써 보기도 하고, 독립군의 암호문을 해독하며 독립운동사를 몸으로 배웠다.

16일 강당에서 이옥순 할머니의 가슴 사무친 증언을 들을 때 학생들은 할머니와 안타까움과 설움을 같이 하며 눈시울 붉히기도 했다.

임정은(28ㆍ여) 독립기념관 교육큐레이터는 “현재 초등학교 학생들이 국사라는 과목을 따로 배우는 건 6학년 1학기가 전부이고 그나마 근현대사는 거의 접할 기회가 없다“며 “아이들에게 어두웠던 근대사의 실체를 제대로 알리고, 그 역사를 다시는 되풀이 해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영양=손재언 기자 chinas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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