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늘에도 명품이 있어유. 마늘이라고 모두 똑같은 마늘이 아니쥬.”
15일 시작된 ‘서산태안육쪽마늘 축제’를 열고 있는 충남 서산지역 마늘재배 농민들은 6쪽마늘에 대한 자부심이 유별났다.
수확기를 맞은 서산 6쪽마늘은 요즘 불티나게 대도시로 팔려나간다. 매년 축제가 끝난 뒤 보름정도 지나면 농가에서 보유한 물량이 동이 날 정도이다.
서산 6쪽마늘은 3,000여 농가가 500여㏊에서 연간 3,500여톤을 생산, 300억원의 소득을 올리고 있다. 전국의 2.3%, 충남의 22.3%를 차지하고 있다.
추운 지역에서 자라는 한지형 마늘의 대명사인 서산 6쪽마늘의 재배시기는 삼국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조선왕조실록과 연산군일기에서는‘다른 곳에서 진상한 마늘보다 품질이 우수하다’라고 기록될 정도로 오랜 역사와 전통을 지니고 있다.
6쪽마늘의 맛의 비결은 재배에 적합한 기후와 토양에 있다. 따뜻한 해양성 기후와 알맞은 강우량, 비옥한 황토밭, 북풍을 막아주는 구릉이 6쪽마늘의 오묘한 맛을 낸다.
2001년 한국식품개발연구원이 발표한 성분분석에서 서산마늘은 다른 지역 마늘보다 알긴산 등 몸에 이롭고 항암, 항균능력이 뛰어난 성분이 월등히 많은 것으로 평가 받았다.
최근 서산시청에서 열린‘서산 6쪽마늘산업 세미나’에서 한서대 김혜경교수는 아토피를 유발하는 히스타민 억제효과를 분석한 결과, 서산과 의성마늘이 22~36%의 효능을 보였다고 밝혔다. 염증억제 효과에서도 서산 마늘은 70~80%의 효과를 보여 50%대 효과를 보인 다른지역 마늘을 크게 웃돌았다.
서산시는 2005년 6쪽마늘을 1차 농산물로는 전국 최초로 지리적 표시품으로 등록, 국가기관을 통한 품질의 우수성과 명성을 인정 받는 등 경쟁력을 높여가기 시작했다.
이를 기념해 같은 해 처음 시작한 마늘축제는 관광상품으로 자리잡아 매회 10만여명의 관광객이 몰리고 있다. 올해는 인접한 태안군과 함께 공동으로 축제를 마련했다.
유전자 보호방안과 차별화 전략도 세웠다.
씨마늘 생산과정부터 색다르다. 유전자를 변형시킬 수 있는 외부요인이 차단된 섬에서 씨마늘을 재배해 고유의 유전자를 지켜가고 있다. 조직배양 등을 통해 확보된 종자는 토양검정을 거쳐 재배적지로 판정 받은 곳에서 생산, 향과 맛, 약효 등의 품질을 높여왔다.
농민들도 품질이 떨어지는 마늘을 섞어 파는 속박이를 철저하게 단속, 소비자 신뢰도를 높이는 한편, ISO 9001 품질경영시스템 인증을 획득하고 리콜제, 공동브랜드도 도입했다. 명품마늘은 2005년 농수산물유통공사의 농산물 파워브랜드 대전에서 우수상을 수상했다. 올해 초 소비자가 직접 국내 최고의 브랜드를 뽑는 ‘2007 대한민국 대표 브랜드 대상’에서 마늘부문 최우수 브랜드로 선정되는 쾌거를 이루었다.
생산과 소비 확대를 위한 대형할인매장을 공략해 서울 인천 경기지역을 중심으로 전국 35개 롯데마트에 입점, 소비와 판매처를 다양화 했다. 22개 생산자단체와 농가가 참여하여 인터넷 직거래 장터인 ‘서산장터’도 개설해 소비자에게 저렴하게 공급하는 시스템도 만들었다.
마늘주와 흑마늘, 젤리, 환, 장아찌, 쌈장 등 다양한 가공식품도 개발, 시장확대를 꾀하고 있다. 다양한 가공식품 개발을 위해 지난 3월 가공업체, 지역대학, 연구기관, 시 등 10개 기관이 모여 서산6쪽마늘을 소재로 농식품산업클러스터도 구성했다.
일본시장도 개척했다. 2005년 생마늘을 발효한 흑마늘 수출을 개시, 지난해 150톤을 수출했다.
이와 함께 시는 지난해 마늘 생산, 가공, 유통, 장기발전계획 등에 11억원을 투입했다. 올해부터 향후 3년간 6쪽마늘과 함께 서산 특산물인 생강과 한과의 생산기반시설 조성사업에도 60억원을 쏟아 부을 예정이다.
서산=이준호 기자 junhol@hk.co.kr
■ 유상곤 서산시장 "다양한 마늘가공식품 개발 시장확대"
“자연건강식품을 선호하는 현대인에게 서산 6쪽마늘은 좋은 먹거리입니다.”
유상곤(56) 충남 서산시장은 마늘식품을 간식으로 먹을 만큼 마늘에 대한 애착이 강하다.
지난 4월 전임시장의 중도하차함에 따라 실시된 재선거에서 당선돼 3년의 임기를 시작한 유 시장은 6쪽마늘 명품화시책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유 시장은 “6쪽마늘은 마늘 가운데 전국 최초의 ‘지리적 표시품’으로 등록될 만큼 지명도가 높다”며 “양념에만 머물던 마늘이 기능성 완전식품으로 자리매김을 할 때까지 다양한 가공식품개발에 주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6쪽마늘이 아무리 탁월한 맛, 향, 효능과 국내 최고의 마늘이란 대접을 받아도 1차 농산물 상태로는 시장확대에 한계가 있다”며 “가공마늘의 해외수출과 젤리, 환, 장아찌 등 다양한 요리법을 통해 극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 시장은 또 “마늘을 주제로 한 축제와 체험영농 등을 관광상품으로 전환하면 농촌산업의 한 축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서산-=이준호기자 junho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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