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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념의 오상은, 정상에 다시 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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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념의 오상은, 정상에 다시 서다

입력
2007.06.18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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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 상금으로 신혼 여행이나 한 번 다녀올까 합니다.”

한국 남자탁구 톱랭커 오상은(6위ㆍKT&G)은 처음 태극마크를 단 95년 이후 ‘꾸준함의 대명사’로 통했다. 12년간 그가 참가한 국제탁구연맹(ITTF) 공인 프로투어 대회만 해도 64회. 한국 선수 가운데 최다 출전 기록이다. 2003년 결혼 뒤 신혼여행도 제대로 다녀오지 못할 정도로 앞만 보고 내달린 오상은이 안방에서 열린 프로투어 대회에서 정상에 오르며 건재를 과시했다.

오상은이 안방에서 열린 오픈대회에서 2관왕에 올랐다. 오상은은 17일 성남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07 폭스바겐 코리아오픈 남자 단식 결승전에서 크로아티아의 탁구 영웅 졸란 프리모락(28위)에게 4-2(8-11 11-8 11-7 11-13 12-10 11-8) 역전승을 거둔 데 이어 이정우(19위ㆍ농심삼다수)와 짝을 이룬 복식에서도 가오닝-양지(싱가포르) 조를 4-0(11-8 11-2 14-12 11-6)으로 누르고 대회 2관왕에 올랐다.

오픈대회 2관왕은 2004년 유승민 이후 3년만의 일. 오상은은 단식에서 2005년 이후 두 번째 코리아오픈 우승을 차지했고 자신의 프로투어 통산 5번째 단식 우승을 달성했다. 1년에 약 18회 열리는 국제투어 대회에 96년부터 12년째 참가하고 있는 오상은은 통산 5회 우승을 달성하며 한국 남자탁구 사상 최다 투어 우승 보유자의 자리를 굳게 지켰다.

대회를 앞두고 오상은의 컨디션은 그다지 좋지 않았다. 고질적인 왼 골반 통증이 계속돼 태릉 입촌 이후에도 정상적인 훈련을 소화할 수 없었다. 하지만 오상은은 결승전에서 첫 세트를 내주고도 특유의 여유 있는 경기 운영으로 프리모락을 어렵지 않게 누르고 정상에 올랐다.

네 살짜리 아들 준영을 품에 안고 우승 소감을 밝힌 오상은은 “각종 대회에 참가하느라 신혼여행도 제대로 못 다녀왔다. 7월에는 일정이 없으니 우승 상금(1만 7,000달러)은 신혼 여행 가는데 써야 겠다”며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오상은은 “왼 골반 부상으로 연습을 충실하게 못하고 휴식을 취했는데 그게 오히려 도움이 된 것 같다”면서 “1세트를 내줘 어렵게 경기를 풀어갔지만 2세트에서 역전하면서 자신감을 찾았다”고 경기 내용에 만족감을 표시했다.

결승전을 지켜본 KT&G의 서상길 감독은 “오상은은 10년 넘게 선수 생활을 하면서 한번도 부상으로 쉬지 않을 만큼 성실하고 자기 관리에 뛰어나다”면서 “골반 통증이 조금 있지만 심각한 수준은 아니다. 내년 베이징올림픽 때까지 남은 투어대회에 출전해서 랭킹포인트를 쌓아 올리는 데 중점을 두겠다”고 말했다.

김기범 기자 kik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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