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 사별한 40대 여성이 고인의 유지에 따라 50억원을 출연, 노인복지재단을 설립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감동을 주고 있다.
주인공은 사별한 남편의 이름을 따서 세운 '권동신 아벤티노 재단'의 이사장 C(49ㆍ광주 서구)씨.
그는 지난해 12월 타이어 부품 제조회사을 운영하던 권씨가 암으로 투병 중 숨지자 회사를 처분한 매각대금 대부분인 50억원을 출연, 지난달 11일 노인복지시설을 지원하는 재단을 설립했다. "돈을 벌면 어려운 환경에 처해 있는 노인들을 돕고 싶다"고 생전에 입버릇처럼 되뇌던 남편의 유지를 받들기 위해서다.
C씨는 남편이 20년 가까이 이끌어 온 회사가 무역의 날 수출상을 받을 만큼 '알짜' 기업이었지만 남편이 숨지기 직전 미련 없이 회사를 매각했다. 독실한 천주교 신자인 C씨는 또 지난달 31일에는 천주교 광주대교구에 1억원을 기탁했다.
이 같은 선행은 C씨가 다니는 성당 신자들과 광주시 공무원들 사이에 회자되면서 알려졌지만 정작 C씨는 외부에 알려지는 것을 극히 꺼리고 있다. 실제 시는 지난달 11일 시장실에서 법인설립 허가증 교부식을 가질 예정이었지만 C씨가 참석을 거부해 무산되기도 했다.
재단 관계자는 "C씨는 평소에도 고인이 된 남편과 함께 남들 모르게 노인복지시설에 기부금을 내놓는 등 불우 노인들을 위한 봉사활동을 해왔다"며 "실버타운 등 노인시설복지법인 운영이 꿈인 C씨는 앞으로도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봉사활동을 계속하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안경호 기자 k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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