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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총련 반세기가 '휘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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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총련 반세기가 '휘청'

입력
2007.06.18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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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북 동포단체인 재일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가 창설 50여년 만에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 조총련을 범죄집단시 하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의 초강경 드라이브와 이에 따른 내부 조직의 와해 등이 심각한 수준이다.

최근 파문을 일으킨 조총련 중앙본부의 건물 및 토지의 매각 시도는 조총련의 위기를 단적으로 알려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다. 이는 파산한 조총련계 금융기관의 부실채권 628억엔에 대한 반환 소송에 휘말려 있는 조총련이 재판에서 질 경우에 대비, '우군에게의 매각'을 시도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일본 검찰의 이례적인 수사개입으로 사실상 매매가 백지화된 상황에서 만일 소송까지 패소한다면 조총련의 심장부가 '접수당하는' 악몽이 현실화하게 된다.

이 때문에 18일 나오는 도쿄지법의 1심 판결은 초미의 관심사이다. 조총련의 패소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재판부가 조총련의 재산을 즉시 압류할 수 있게 하는 '가집행선언'을 하느냐 여부가 초점이다.

중앙본부 뿐이 아니다. 조총련 도쿄본부가 부실채권문제로 경매에 붙여지는 바람에 이전해야 하는 등 거점 자체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오사카 본부는 토지ㆍ건물의 소유주인 조총련계 기업이 경매에서의 낙찰을 막기 위해 지난달 파산을 신청한 것으로 드러났다.

2002년 성사된 북일 정상회담에서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납치문제를 시인하면서부터 시작된 조총련에 대한 일본 사회의 압박 국면은 지난해 7월 북한의 미사일 실험과 10월 핵 실험 이후 절정을 이루고 있다.

보수ㆍ우익 성향의 이시하라 신타로(石原愼太郞) 도쿄도지사가 그동안 준외교시설로서 관례적으로 면세혜택을 준 조총련 시설에 대해 세금을 받기로 한 것이 공식적인 압박 조치의 출발이다. 이후 전국의 자치단체에서 비슷한 조치가 이어져 1990년대 이후 산하 금융기관의 자금난에 허덕였던 조총련은 더욱 심각한 재정난에 빠졌다.

조총련을 북한의 범죄행위를 수행하는 하부조직으로 규정하고 있는 아베 정권은 고리를 차단하는 것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4월 일본 경찰이 납치문제와 연관지으며 조총련의 서만술 의장과 허정만, 남승우 부의장 등 지도부 3명에게 참고인 자격의 출두 명령서를 전달한 것은 동포사회에 커다란 충격으로 받아들여졌다. 전문가들은 조총련 문제가 일본 정부의 대북 카드로 제시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조총련 동포들의 조직이탈도 확산되고 있다. 특히 북한의 불법행위를 비판하는 젊은층의 이탈이 늘어나고 있는 등 조총련의 조직 기반이 무너지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어 지도부의 위기의식이 더욱 크다.

도쿄=김철훈특파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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