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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중독' 당신의 아이가 위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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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중독' 당신의 아이가 위험하다

입력
2007.06.18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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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 김모(40)씨는 초등학생 4학년 아들 걱정에 밤잠을 설칠 때가 많다.

날이 갈수록 툭하면 신경질을 부리거나 소리지르는 경우가 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아들의 담임 교사를 만난 후부터는 마음이 더욱 무겁다.

“아들이 친구들과 어울리지 않으려고 한다”는 것이다. 대략 문제의 ‘출발점’을 따져보니 아들이 게임에 빠져 살기 시작한 후부터였다.

약 3년 전 김씨가 맞벌이를 나가기 시작했을 무렵 아들은 그때부터 귀가 후 하루 4시간 이상 게임에 매달려 왔다.

몸ㆍ정신 갉아먹는 게임중독

인터넷 게임에 빠져 사는 아이와 게임을 못하도록 말리는 부모의 모습은 이제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 돼 버렸다. 게임을 하는 연령도 점점 낮아지는 추세다.

정보통신부의 ‘2006년 하반기 정보화실태조사’에 따르면 만3~5세 인터넷 이용자 비율은 전년보다 3.5%포인트 늘어난 51.4%였으며, 이 가운데 87%가 게임ㆍ오락을 위해 인터넷을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아들이 글이나 숫자보다 인터넷 게임을 먼저 배운다는 농담이 돌 정도다.

게임에 중독된 아이들에겐 공통점이 있다. 사소한 일에 쉽게 화를 내거나 험한 욕을 내뱉는다. 사이버 세상에선 전략과 무기 아이템을 동원해 방해되는 존재를 모조리 제거할 수 있지만 현실 세계에선 그렇게 할 수 없다.

이런 과정에서 성격은 자연스럽게 파괴적이고 폭력적으로 변하기 십상이다.

건강도 안 좋아진다. 한창 자라나야 할 시기에 오랜 시간 컴퓨터 앞에 쭈그리고 않아 게임을 하다 보면 몸에 무리가 간다. 친구 만날 생각도 없어져 고립된 생활을 자처하게 된다.

게임 중독 예방하려면

외부의 도움 없이 자녀 스스로 인터넷 게임 중독으로부터 벗어나려고 노력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적어도 아이 스스로 통제하는 능력을 기를 때까지라도 올바른 컴퓨터 사용 습관을 가르쳐야 한다.

게임 중독 예방은 우선 컴퓨터 사용시간을 줄이는 데서 시작한다. 컴퓨터는 거실처럼 온 가족에게 개방된 장소에 설치하고, 꼭 필요할 때만 켜 놓았다가 이용이 끝나면 전원을 끈다.

게임을 하더라도 숙제ㆍ운동ㆍ독서 등 해야 할 일을 완전히 다 끝낸 후 한 시간이면 한 시간, 일정 시간을 정해 놓고 하도록 한다.

이미 자녀가 인터넷 게임에 심각한 수준으로 중독돼 있다고 느꼈다면, 좀 더 적극적으로 컴퓨터 사용에 간섭할 각오를 해야 한다.

우선 불필요한 게임 CD를 없애고, PC에 저장돼 있는 게임 파일을 과감하게 삭제한다. 단,부모 입장만 내세워 강제ㆍ물리적으로 일을 진행하려 들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다.

대화를 통해 자녀가 현재 어떤 상황에 있는지 일깨워 주고, ‘이런 조치만이 너를 인터넷ㆍ게임 중독에서 벗어나게 할 수 있다’는 점을 납득시킨다.

가족 함께하는 시간 늘려야

인터넷 게임은 자녀에겐 ‘생활의 일부’나 마찬가지다. 따라서 갑자기 못 하게 되면 불안해 하거나 짜증이 생기는 등 ‘금단 증상’이 일어날 수 있다.

이 때 주위에서 해야 할 일은 ‘게임 때문에 잃어버렸던 것’이 무엇인지 일깨우는 일이다. 좋아했던 취미나 운동, 친하게 지냈던 친구, 떨어진 학업 성적, 나빠진 건강 등 구체적인 것들을 진지하게 생각해 보면서 자신이 지나치게 인터넷에 빠져들었던 것을 반성하게 될 것이다.

그 다음 대안 활동을 찾도록 한다. 인터넷에 의존하지 않는 취미 활동이나 가족이 함께 할 수 있는 놀이를 개발해 혼자 있는 시간보다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을 늘리는 것이다.

특히 운동이나 산책처럼 가족이 함께 몸을 직접 움직이는 활동이 좋다. 보드게임(판 위에 말이나 카드를 놓고 일정한 규칙에 따라 진행하는 게임)을 같이 하는 것도 좋다. 수(數)ㆍ경제 개념을 키우는 데도 효과적이다.

이런 저런 수단을 다 써봐도 증세가 심각하다면 주저없이 관련 상담기관으로부터 도움을 받거나 신경정신과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이 좋다.

분명한 것은 부모가 모범을 보이지 않고서는 절대 자녀의 인터넷ㆍ게임 중독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점이다.

인터넷 바둑에 빠진 아빠, 텔레비전 드라마에 눈을 떼지 못하는 엄마가 “뭐가 되려고 게임만 하니”라고 야단만 쳐 봤자 자녀들은 반발심만 더 느낄 뿐이다.

■ 혹시 우리 아이도?

- 함께 체크해 보세요

1. 나는 현실 생활보다 게임 속에서 더 능력 있는 사람이다

2. 현실에서의 친구보다 게임 속에서 만나는 친구들을 만나는 것이 더 편안하고 좋다

3. 게임의주인공이다치거나죽으면 마치내가그런것같은느낌이든다

4. 꼭 해야 할 일이 없으면 대부분의시간을 게임하는데 보낸다

5. 컴퓨터를켠후가장 먼저 게임을시작한다

6. 컴퓨터로 숙제등다른 일을 하면서도 틈틈이 게임을 한다

7. 게임을 하느라고 밤을 叢?적이있다

8. 게임 때문에 시험(일)을 망친 적이 있다

9. 게임을 하느라고 식사를 거른 적이 많다

10. 게임 시간을 줄이려고 노력하는데도 번번히 실패한다

11. 게임을 하느라고 학원에 늦거나빼먹고, 약속시간에 늦은 적이 있다

12. 해야 할 일이 있는데도, 게임을그만 둘 수가 없을 때가 많다

13. 게임에 관한 꿈을 꾼 적이 있다

14. 게임을 하지 않을 때에도 줄곧게임에 관한 생각만 한다

15. 게임을 안 하는데도 게임을 하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16. 게임을 하는 도중에 방해를 받으면 과도하게 화를 낸다

17. 게임을 하지 못할 때면 짜증이나거나 화가 난다

18. 게임을 하면서 부모 몰래 캐시충전 등 결제를 한 경험이 있다

19. 게임을하면서고함을치거나욕설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20. 게임을 하면서 다른 사람의 아이템을 부당하게 빼앗은 경험이 있다

<자료 놀이미디어교육센터>

박원기 기자 one@hk.co.kr도움말 맘스쿨 www.momschoo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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