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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네전 관람기/ 마르모탕 전시실서 빠진 '네덜란드의 튤립밭' 반가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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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네전 관람기/ 마르모탕 전시실서 빠진 '네덜란드의 튤립밭' 반가워

입력
2007.06.18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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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경제부에서 32년 동안 근무하면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의 참석 등을 위해 여러 차례 프랑스 파리를 방문할 기회가 있었는데, 마침 마르모탕 미술관이 OECD 본부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에 있어 자주 들를 수 있었다.

마르모탕 미술관은 규모는 작아도 파리에서는 오르세 미술관, 오랑주리 미술관과 더불어 모네의 그림을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곳이다.

가로 2m, 세로 10m가 넘는 모네의 <수련> 대작을 보려면 오랑주리 미술관에 가야 하지만, 마르모탕 미술관에도 모네를 중심으로 한 인상파 화가들의 좋은 그림이 많다. 그런 점에서 마르모탕 미술관은 숨은 보석 같은 존재다.

나처럼 특수한 사정이 아니라면 파리를 방문한다 해도 가보기 쉽지 않은 곳이기 때문에 그곳 마르모탕 미술관의 작품을 중심으로 한 <빛의 화가-모네> 전은 결코 놓쳐선 안될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혹 마르모탕 미술관을 여러 차례 가보았어도 이번 <빛의 화가-모네> 전은 꼭 한번 가 볼만한 전시회다. 그렇게 말하는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이번 전시회에는 마르모탕 미술관 이외의 미술관과 개인들이 소장한 그림이 상당수 포함돼 있다. 몇 안되지만 개인 소장 그림들은 아마 다시는 볼 기회가 없을 지 모른다. 루가노 시립미술관, 투르 시립미술관에서 온 작품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때문에 <빛의 화가-모네> 전을 볼 때는 그림의 제목만 보지 말고 소장처를 반드시 확인하는 것이 좋겠다.

그때 마르모탕 미술관보다 더 작은 지방 미술관이나 개인이 소장한 작품이라면 더 눈 여겨 보는 것도 이번 전시를 관람하는 또 하나의 요령일 것이다.

미술관은 공간적 제약 때문에 소장 작품을 한꺼번에 다 전시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소장하고 있는 그림을 돌아가며 전시한다. 내가 마르모탕 미술관에서 본 그림 중 가장 좋아하는 그림이 1886년 작인 <네덜란드의 튤립밭> (오르세 미술관 소장품이 아닌 마르모탕 미술관 소장품)인데, 언젠가부터 마르모탕 미술관에서 이 그림을 전시하지 않게 됐고 그만큼 더 보고 싶었는데 이번에 볼 수 있어 너무 반가웠다.

모네처럼 루앙대성당, 노적가리, 생 라자르 역 등 같은 대상을 놓고 계절과 시간을 달리하여 수많은 연작을 쏟아내는 화가의 경우 작품 제작 연대에도 관심을 가지면 좋을 것이다.

이번 전시회에서 수련 이외의 연작을 볼 수는 없지만 등나무(개인적으로는 수련보다 더 좋아한다)나 덩굴장미, 원추리, 아이리스 등 모네가 지베르니 정원의 다른 꽃을 즐겨 그렸다는 사실을 알 수 있는 것도 또 하나의 즐거움이 될 것이다.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요즘 이런 대형 기획전에 관객이 너무 많이 몰려서 그림을 차분히, 제대로 감상할 수 없다는 것이다.

지난번 대전시립미술관에서 열린 <루오전> 처럼 입장객을 제한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런던 로얄아카데미오브아트가 모네전을 열 때처럼 날짜와 시간을 미리 정해 예약을 받는 것도-특히 단체 관람객의 경우는-고려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그 전까지는 관람객들이 가급적 휴일이나 방학 기간을 피하는 지혜를 발휘해야 할 것이다. 평일 점심시간을 이용해도 좋겠다.

박병원 우리금융지주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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