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17일 자신의 지지 조직인 ‘선진평화연대’를 출범시키고 범여권 대선주자로서의 행보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그는 “이제 유능한 민주화세력과 실용적 개혁세력이 나서야 한다”며 범여권과의 연대 의지를 분명히 했다.
창립대회가 열린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내 올림픽홀 안팎에는 1만2,000여명의 지지자가 몰려 세를 과시했다. 선진평화연대는 박형규 목사, 소설가 황석영씨 등이 고문을 맡고 발기인 2만9,000여명, 추진위원 3,200여명이 참여하고 있는 전국적 조직이다.
행사에는 정동영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과 정세균 현 의장, 김한길 중도개혁통합신당 대표를 비롯해 범여권 현역 의원 60여명이 참석했다. 그러나 한나라당 의원은 한 명도 눈에 띄지 않았다. 친노그룹 대선주자인 이해찬 한명숙 전 총리도 참석하지 않았다.
손 전 지사는 창립대회 기조연설에서 “부패와 권위주의ㆍ냉전ㆍ수구 세력에게 나라를 맡길 수는 없다”며 “6월항쟁으로 쟁취한 민주주의, 6ㆍ15 남북공동선언으로 얻어낸 평화, 사회경제적 민주화를 더 진전시키고, 산업화와 민주화를 넘어 선진화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개발시대의 독선적 리더십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이끌 수 없다”며 “지금 과거회귀세력이 국민의 눈을 현혹시키고 있다”고 한나라당 대선주자들을 비판했다.
그는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대운하 공약을 겨냥해 “대규모 토목공사로 몇몇 건설업자를 배 불릴 수는 있지만 경제를 살릴 수도, 국민을 잘 살게 할 수도 없다”면서 “토목국가가 21세기 지식기반사회에서 선진국이 되는 길이 아닌 것은 삼척동자도 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문민정부 개혁 선봉장이 되기 위해 정치에 뛰어들었지만 꿈은 물거품이 됐다. 한나라당의 얼굴이 되려면 개혁과 평화를 향한 저의 이상을 포기해야 했으나 그럴 수는 없었다”며 한나라당 탈당에 대해서도 사과했다.
지난 3월 한나라당을 탈당한 손 전 지사는 독자세력화 구상에서 최근 범여권 국민경선 참여로 생각을 바꿨다. 손 전 지사는 이날 행사를 끝낸 뒤에는 국민경선에서 자신을 지원할 현역 의원과 범여권 지지세력 규합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정상원 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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