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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버시&앰배서더] 다니엘 아브레고 주한 파나마 대사

입력
2007.06.18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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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파나마에서는 운하 확장공사로 인해 건설 붐이 크게 일고 있습니다. 지금이 파나마 투자의 적기니 절대 놓치지 마세요."

서울 종로구 적선동 주한 파나마 대사관에서 만난 다니엘 아브레고(55) 파나마 대사는 파나마 개국이래 최대의 건설붐으로 짭짤한 투자 기회가 넘쳐 남에도 불구하고 한국은 통 관심이 없다고 아쉬워했다.

파나마 정부는 올해부터 총 52억 달러를 쏟아 부어 운하 설립 100주년을 맞는 2014년까지 수로와 수심 확대 사업을 벌일 계획인데, 확장 공사 입찰에 참가한 한국 기업이 하나도 없다는 것.

1914년 개통해 지금껏 태평양과 대서양을 잇는, 사실상 유일한 수로의 역사적인 확장 공사에 건설과 조선 사업이 발달한 한국의 불참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그는 털어놓았다.

아브레고 대사는 "2005년 11월 사무엘 루이스 나바로 파나마 부통령까지 방한해 한국의 관련 기업을 상대로 설명회를 열어 운하 확장 공사의 참여를 권했으나, 결국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인들이 심리적으로 가까운 중국이나 동남아를 최우선 투자처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며 "머나 먼 파나마에 투자하기를 두려워하는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그러나 실리에 밝은 다른 나라들은 큰 이익을 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놓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비교하기는 미안하지만, 일본 업체들은 입찰이 시작되기 전부터 파나마 정부에 '재정적인 지원'을 약속하면서 운하 확장 공사에 참여하기를 원했습니다. 일본 기업이 이토록 적극적이었던 것은 그들은 이미 파나마에 대한 투자 기회를 잘 꿰뚫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사실 파나마가 운하에 거는 기대는 매우 크다. 현재 정부 수입의 절반 가까이가 파나마 운하 통행요금으로부터 나오고, 그 수익은 갈수록 늘어날 전망이다.

1914년부터 1999년까지 운하 운영권을 가지고 있었던 미국이 사용료 조로 파나마에 지불한 금액이 처음에 연 35만 달러에 불과했지만 파나마가 운하를 운영하기 시작한 2000년 첫해 운하 수익이 3억5,000만 달러로 85년간 미국으로부터 받은 사용료를 훨쩍 뛰어넘었다.

아브레고 대사는 "미국과의 계약이 그 동안 부당한 측면이 있었으나, 이제는 파나마 정부가 관리하면서 증가한 수입을 교육과 의료, 보건 등에 주로 사용한다"며 "특히 더 나은 교육 혜택을 받는 아이들 덕분에 파나마의 미래는 조만간 크게 바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운하 확장 공사 그 자체도 중요하지만 관련 부대시설도 절대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에 대기업 뿐만 아니라 개인도 호텔이나 리조트, 식당, 슈퍼마켓, 부동산 등 부대사업에 뛰어들 것을 권했다.

구체적으로 얼마나 건설 부문 투자가 수익성이 좋은지 알려주려는 듯 그는 "일례로 1㎡에 700달러를 들여 공사를 하면 나중 팔 때 대게 시세가 1,400달러가 된다"고 귀띔했다. 건설 붐이 일면 물가 상승이 동반되지 않느냐고 묻자, "물가가 급속히 오르고 있으니 지금이 바로 투자할 때가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그렇다면 외국인을 위한 투자 환경은 어떨까? 그는 자세히 설명해줬다. "외국인은 자신이나 법인의 이름으로 부동산을 소유할 수 있고, 일정한 기간동안 일정한 금액을 은행에 예치할 경우, 즉 정기 예금을 들면 소득세가 면세된다"고 강조했다.

파나마의 통화는 미국 달러다. 그래서 아브레고 대사는 "파나마가 세계에서 두 번째로 은퇴 이민자들이 많이 오는 나라가 되었다"고 설명했다. 주로 미국과 캐나다, 유럽의 은퇴자들이 파나마로 온다고 한다.

그런데 투자나 여행을 위해 파나마로 올 계획이 있다면 한국인이 한 가지는 꼭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로 '빨리빨리'가 아닌 '느리고 느린' 식(食)문화다.

"제가 2005년 5월에 처음 한국에 와서 몇 달간은 식사 때문에 무척 고생을 했어요. 우리 파나마 사람들은 점심시간이 자유로워서 낮 12시가 됐다고 해서 마치 사무실을 꼭 비워줘야 하는 룰이 있는 것 마냥 우르르 점심 먹으러 가지 않아요. 게다가 저녁은 보통 8시는 되야 시작하는데 한국선 6시에 먹으려니 도저히 넘어가질 않더군요"

그는 "파나마에는 저녁 식사 후에 커피나 차를 마시며 하루의 일과에 대해 얘기하는 '소브레메사'(sobremesa)라고 불리는 식후 대화의 시간이 적어도 1시간은 있어 때론 저녁 식사가 자정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여기는 모두들 빨리빨리 먹고 집에 가기 바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윤원섭 코리아타임스 기자 yoonwonsup@korea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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