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향 장기수 가운데 최초로 북한으로 송환된 리인모씨가 16일 사망했다. 향년 89세.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와 최고인민회의 상임위 및 내각은 17일 공동으로 북한 방송을 통해 리씨의 부고를 발표하고 "전 조선인민군 종군기자이자 비전향 장기수 리인모 동지가 남조선의 감옥에서 당한 고문의 후과(후유증)로 16일 7시에 89살을 일기로 애석하게 서거했다"고 밝혔다.
부고는 이어 "리 동지는 조국의 통일과 주체혁명 위업의 완성을 위하여 모든 것을 다 바쳐 견결히 싸운 신념과 의지의 화신이고 불굴의 통일애국투사"라며 "리 동지는 비록 서거했으나 그가 지녔던 고결한 혁명정신과 당과 혁명, 조국과 민족 앞에 세운 그의 공적은 길이 남아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리씨의 시신은 평양 인민문화궁전에 안치됐으며, 이날 오전 11시부터 오후 8시까지 조문객을 받은 후 18일 오전 8시 발인할 예정이다. 북한은 리씨의 장례를 '인민장'으로 치르기로 하고, 김영남 최고인민위원회 상임위원장, 김영일 내각총리, 김양건 통일전선부장 등 고위 당ㆍ정 간부 57명이 참여하는 장의위원회를 구성했다.
리씨는 한국전쟁 당시 인민군 종군기자로 참전했으며, 1952년 지리산에서 빨치산 토벌대에 의해 검거됐다. 이후 34년간 복역한 후 88년 출소했으며, 93년 '장기 방북' 형식으로 북한으로 송환됐다.
송환 후 리씨는 북한에서 '김일성 훈장', '영웅 칭호', '국기훈장 1급'을 받는 등 '통일의 영웅'으로 극진한 대접을 받았다. 유족으로는 북한에 부인 김순임씨와 외동딸 리현옥씨 부부, 외손자와 외손녀가 각각 1명씩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재연 기자 poet33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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