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세자는 울화 증세를 앓고 있었고 아버지 영조 몰래 장인에게 치료약을 부탁할 정도로 아버지와 갈등이 심했음을 알려주는 편지가 공개됐다.
서울대 권두환 교수(국어국문학과)는 최근 일본 도쿄(東京) 대에서 조선시대 영조·장조·정조 3대의 편지를 촬영한 흑백사진 자료 11첩을 찾아 이 중 ‘장조’인 사도세자의 편지 내용을 번역했다고 15일 밝혔다. 사도세자가 장인 홍봉한에게 보낸 편지였다.
권 교수는 “현재 남아 있는 사도세자 관련 자료는 대부분 공식 문서”라며 “사도세자가 내면을 고백하고 자신의 병세와 아버지 영조와의 갈등을 보여주는 편지가 발견된 것은 처음”이라고 평가했다.
사도세자는 편지에서 자신의 병을 걱정하고 불안해 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남모르는 울화의 증세가 있는 데다 지금 또 더위를 먹었는데 임금을 모시고 나오니 (긴장돼) 열은 높고 울증은 극도로 달해 답답하기가 미칠 듯합니다”며 “이런 증세는 의관과 함께 말할 수 없습니다.
경이 우울증을 씻어 내는 약에 대해 익히 알고 있으니 약을 지어 남몰래 보내 주면 어떻겠습니까”라고 썼다.(1753년 또는 1754년 어느 날)
권 교수는“궁내에서 의관에게 자신의 병세를 전하면 갈등을 빚고 있는 아버지 영조에게 전해질 것이 두려워 조심스러워하는 모습을 엿볼 수 있다”고 해석했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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