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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3년여 만에 '노무현당'된 백년정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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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3년여 만에 '노무현당'된 백년정당

입력
2007.06.16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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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 의원 16명이 어제 집단 탈당했다. 2월 이래 세 번째다. 이제 열린우리당 의석은 73석으로 줄어 총선 3년 2개월 만에 절반이 됐다. 내주에 추가 탈당이 예고돼 있어 남는 사람들은 탈당할 경우 의원직을 잃는 전국구 의원과 소위 친노(親盧) 세력이 될 것이라고 한다.

이제 열린우리당은 정당으로서의 기존 의미와 지위를 달리하게 됐다. 원내 과반의 거대당이 급속히 ‘노무현당’으로 전락하는 한 편의 희극을 보는 느낌이다.

탈당 의원들은 회견에서 “평화민주개혁 세력의 대동단결을 위해 대통합이 필수적”이라며 “대통합의 용광로에 몸을 던지겠다”고 밝혔다. 무슨 용어와 수사를 갖다 붙여도 이들이 말하는 대통합이 무슨 뜻인지는 너무 뻔하다.

“그 동안 민생문제를 만족스럽게 해결하지 못했고, 국민의 신임을 얻는 데도 실패했다”고 반성의 제스처를 곁들였지만 인기 없는 노무현 대통령과 선을 긋고 민주당과 다시 합쳐 보겠다는 것이다.

그들은 실패를 고백하면서 노 대통령의 귀책을 암시하지만 집권 기간을 향유하며 실패를 초래했던 공동의 당사자들은 바로 자신들이다. 노 대통령과 떨어진다고 해서 그 책임을 면할 수 없는 것이다. ‘100년 가는 정당’하겠다고 한껏 뻐기며 지역주의와 반개혁을 들어 민주당을 욕하고 버리고 나왔던 사람들이 이제와 거꾸로 손을 내미는 장면에서 뻔뻔함의 표본만이 부각될 뿐이다.

앞서 여러 경로로 열린우리당을 탈당해 정당 밖에서 서성거리고 있는 전 여당 의원들만 해도 44명이나 된다. 정당정치와 책임정치의 기본 원리를 아무렇지도 않게 짓밟는 이런 행렬을 두고 가타부타 논하는 것 자체가 무색할 정도다. 전직 당 의장에 원내대표에, 줄줄이 이어지는 탈당 쇼를 벌여 놓고 이들은 곧 국민에게 표를 달라고 요구할 것이다.

여기에 노 대통령은 대통합은 전략적으로 잘못이고 자신은 “열린우리당 후보를 지지할 것”이라며 훈수와 개입을 거두지 않고 있다. 국민이 그리 어리석고 우습게 보이는지, 정치질서를 파괴하고 국민의 눈과 귀를 어지럽히는 변칙과 반칙의 행태가 정권 말까지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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