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계 증권사인 맥쿼리가 서울 지역 최대 복수 종합유선방송업체(MSO)인 씨앤엠의 지분 인수에 나선 것으로 확인돼 관련업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일부에서는 이 계약이 성사되면 지난 2~3년간 태광, 씨앤엠, CJ케이블넷, HCN의 4강 구도로 유지돼 온 SO업계 시장 판도에 큰 변화가 생길 것으로 보고있다.
1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맥쿼리는 단순투자가 아닌 경영참여 목적으로 씨앤엠의 지분 일부를 인수키로 하고 최근 국내의 한 회계법인에 의뢰, 기업가치 평가 실사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맥쿼리의 지분 인수 시도에는 또 다른 외국계 증권사 한 곳이 공동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맥쿼리가 인수하려는 지분이 씨앤엠의 오너인 이민주 회장의 것인지, 2대 주주인 골드만삭스 소유 지분인지와 구체적인 인수대금 규모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현행 방송법은 외국인의 SO 지분 소유 상한을 49%로 정하고 있다. 따라서 맥쿼리가 골드만삭스 보유지분(30.48%)을 먼저 사들인 후, 이 회장 측 지분을 추가 매입해 49%를 채우게 되면 씨앤엠의 최대주주가 된다.
시장에서는 이번 지분 인수가 성사될 경우 향후 SO업계의 재편이 한층 더 빨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관련 업계에서는 당초 서울ㆍ런던 동시 상장을 추진해온 씨앤엠이 갑작스럽게 지분 매각에 나선 이유를 IP TV사업 본격화에서 찾고 있다.
KT, 하나로텔레콤 등 자본력과 영업력에서 앞선 통신사들이 주도하는 IP TV사업이 법제화를 거쳐 정상 궤도에 오를 경우, 경쟁관계인 SO업체들은 독점적 시장 지위를 잃게 돼 기업가치가 크게 낮아질 수 밖에 없다.
이 같은 이유 때문에 맥쿼리의 씨엔앰 지분 인수가 성공할 경우 다른 중ㆍ소형사들이 줄줄이 기업 매각에 나설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최근 시장에서는 서울 강북지역의 유력 MSO인 큐릭스를 비롯, 상당수 업체가 매물로 나와있다는 소문이 끊이지 않고 있다.
MSO에 대한 소유 규제가 완화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업계 재편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현행법에서는 MSO가 전국 권역의 20%, 또는 시장점유율 33%를 넘지 않는 선에서만 다른 SO를 인수할 수 있다.
하지만 SO업계에서는 향후 거대 통신사가 주도하는 IP TV와의 경쟁에서 이 같은 규제가 차별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시정을 요구하고 있다.
이 같은 주장이 받아들여질 경우 대기업 소유의 메이저업체들이 30여개에 이르는 지역단위 소규모 SO업체 인수ㆍ합병(M&A)을 통한 몸집 불리기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전성철 기자 for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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