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비급은 우승 가능성이 가장 떨어지는데 고집하는 이유가 뭐냐.”
“태권도 종주국의 자존심이 있는데 헤비급이 나가는 게 당연하다.”
태권도계가 2008베이징올림픽 출전 체급을 놓고 내홍을 겪고 있다. 대한태권도협회는 지난 8일 기술전문위원회를 열고 올림픽에 출전할 체급으로 남자 68㎏이하급과 80㎏이상급, 여자 57㎏이하급과 67㎏이하급을 결정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지난달 베이징세계선수권대회에서 드러났듯이 남자 4체급 가운데 헤비급(80㎏이상급)이 가장 약하다”며 반발하고 있다.
임춘길 협회 전무는 “헤비급이 약하다고 했지만 시드니(2000년)와 아테네(2004년)에서 결국 금메달을 땄다”면서 “종주국의 체면을 봐서 최중량급인 헤비급을 포기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협회 집행부와 특정학교가 결탁해 헤비급을 선택한 것 아니냐는 시선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한 태권도인은 헤비급에는 2007세계선수권 최우수선수 다바 모디보 케이타(말리)를 비롯해 프랑스, 덴마크, 그리스, 쿠바 등에 강자가 즐비하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남윤배(한체대) 등 한국선수의 실력이 뛰어나긴 하지만 굳이 2m가 넘는 강호와의 대결을 선택할 필요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경량급인 58㎏이하급은 세계선수권에서 한국 선수 가운데 유일하게 금메달을 딴 핀급 최연호(상무)를 비롯해 이순재(가스공사), 손태진(삼성에스원) 등 세계 최정상급 실력을 자랑하는 선수들이 즐비하다.
이상준 기자 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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