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국아, 한국 축구를 위해 뛰어다오.’
핌 베어벡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은 결국 ‘이동국 카드’를 포기하지 못했다. 베어벡 감독은 15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달 열릴 2007 아시안컵 본선에 나설 23명의 최종 엔트리를 발표했다.
왼 무릎 통증을 호소하고 있는 이동국(28ㆍ미들즈브러)은 최종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대표팀 복귀 여부로 관심이 쏠리던 안정환(30ㆍ수원)은 제외됐고, 왼발 부상으로 제 컨디션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박주영(22ㆍ서울)은 7명의 예비 명단에 포함되는데 그쳤다.
‘아시안컵 4강 진출에 실패할 경우 사퇴를 고려하겠다’고 공언한 베어벡 감독은 부상으로 활약이 불투명한 이동국을 끝내 져버리지 못했다. 베어벡 감독은 “부상 이후 이동국의 몸상태를 매일 점검했고 차츰 나아지고 있어 충분히 소집 훈련을 치를 수 있다고 여겨 발탁했다. 14일 나이키 프리미어컵이 열린 파주 축구 국가대표팀 트레이닝센터(NFC)에서 이동국을 만나 프로선수로서 책임감을 갖고 정확한 몸 상태를 말해 달라고 얘기했다. 그의 출전은 한국 축구와 팬들이 고려돼야 하는 사안이다. 가능하다면 첫 경기에 기용할 수 있도록 초점을 맞출 계획”이라고 말했다.
베어벡 감독은 이동국의 부상이 지속될 경우 어떤 선수로 대체할 것이냐는 물음에는 “제 2의 이동국은 없다. 그를 대체할 수 있는 공격수는 존재하지 않는다. 우승을 차지하기 위해서는 6경기를 치러야 한다. 첫 경기에 뛰지 못한다면 다음 경기부터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해 다소 무리가 있더라도 이동국의 대회 출전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동국은 2000년 레바논 대회에서 6골을 터트리며 득점왕에 올랐고, 2004년 중국 대회에서도 4골을 기록하는 등 아시안컵에서 유독 강점을 보인 바 있다.
베어벡 감독은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영표(토트넘 홋스퍼), 설기현(레딩) 같은 경험 많은 선수들이 빠지는 것은 분명히 아쉬운 일이지만 이들의 결장이 어린 선수들에게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네덜란드와의 친선 경기 때 보여준 모습을 고려한다면 4강은 물론 우승도 충분하다고 여기고 있다”고 말하며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대표팀은 23일 제주에서 소집돼 47년만의 아시아 정상 정복을 위한 본격적인 담금질에 들어간다. 대표팀은 30일 파주 NFC로 이동해 6일 조별리그가 열리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로 떠난다. 29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이라크와, 다음달 5일에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우즈베키스탄과 평가전을 치른다.
◇축구 국가대표팀 명단(2007 아시안컵)
▲GK=김용대(성남) 이운재(수원) 정성룡(포항) ▲DF=김진규 강민수 김치우(이상 전남) 김치곤(서울) 김동진(제니트) 오범석(포항) 송종국(수원) ▲MF=김두현 김상식 손대호(이상 성남) 이호(제니트) 김정우(나고야) 김남일(수원) ▲FW=조재진(시미즈) 이동국(미들즈브러) 최성국(성남) 우성용 이천수(이상 울산) 염기훈(전북) 이근호(대구)
◇예비 명단
▲GK=김영광(울산) ▲DF=김창수(대전) 양상민(수원) ▲MF=백지훈(수원) 오장은(울산) ▲FW=정조국 박주영(이상 서울)
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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