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되면 현재 미국에서 생산 중인 하이브리드카에 대한 관세는 즉시 철폐돼 무관세로 수입된다. 하이브리드카는 최근까지도 관세가 10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철폐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15일 외교통상부와 산업자원부에 따르면 자동차 분야 한미 FTA 협정에서 10년 관세 철폐 기한을 적용 받는 제품은 가솔린ㆍ디젤 엔진 등이 주동력원이 아닌 미래 기술형 하이브리드카에 한정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이브리드카는 가솔린이나 디젤 등 내연 엔진과 전기 모터를 동시에 사용해 유해가스 배출량을 줄인 미래형 친환경 자동차를 말한다.
따라서 이번 FTA 협상으로 인해 시동을 걸거나 저속 운행을 할 때만 전기모터를 사용하고 고속 운행 등 주동력원으로 가솔린 엔진이나 디젤 엔진 등을 사용하는 하이브리드카는 일반 승용차로 분류돼 협정이 발효되면 관세가 즉시 없어진다.
반면 2013년부터 상용화할 것으로 보이는 수소연료전지차(하이드로젠), 전기자동차 등은 10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관세가 철폐된다.
정부는 지난달 협정문 발표 당시 이 같은 설명 없이 하이브리드카 관세가 10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철폐된다고 발표했다. 정부 관계자는 '정부가 협정문 내용 중 불리한 사실을 숨겼다'는 주장에 대해 "지금도 엔진이 주동력원인 하이브리드카는 일반 승용차로 분류돼 수입되고 있다"면서 "관세품목 분류 코드에 하이브리드카가 없기 때문에 타결 이후 협정문을 조문화하는 과정에서 10년내 관세 철폐 대상 하이브리드카의 범위를 전기모터가 주동력원인 미래 기술형 하이드브리카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같은 협상 결과가 국내 시장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다는 견해가 많다. 현재 미국의 하이브리드카 시장은 도요타와 혼다 등 일본 업체들이 주도하고 있는데, 도요타의 캠리 하이브리드카를 제외하곤 전량이 일본에서 생산돼 미국으로 수출되고 있다.
또 현재 국내 업계가 주력하고 있는 하이브리드카는 엔진보다 전기모터가 주동력원이다. 산자부 관계자는 "앞으로 전기모터 출력이 더 큰 하이브리드카가 주종을 차지할 것이기 때문에 관세철폐 기한 10년을 적용받는 데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병률 기자 bry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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