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장영달 원내대표가 14일 언급한 '이명박ㆍ박근혜 X파일'의 실체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소문만 무성했던 'X파일'의 실재 가능성을 확인해주는 발언으로 해석되면서 최근 한나라당 양대 대선주자를 겨냥한 우리당의 조직적 움직임을 감안하면 단순 엄포용만은 아닐 것이란 관측이 적지 않다.
그렇다면 'X파일'의 내용은 무엇일까. 장 대표가 입을 다물고 있어 현재로선 유추해보는 것 외엔 달리 방도가 없다. 우리당 원내 관계자는 "완전히 새로운 내용일 수도 있지만, 이미 제기된 의혹과 관련된 새로운 팩트(사실)가 나올 수도 있고, 공개됐다 해도 일반인들에게 알려지지 않았던 내용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이 전 시장과 관련해선 ▦15대 총선 선거법 위반 및 위증교사 의혹 ▦BBK 사건 등 주가조작 연루 및 재산은닉 의혹 ▦위장전입 및 부동산투기 의혹 등이 제기됐다.
박 전 대표 관련사항은 ▦정수장학회 강탈 및 운영과정에서의 횡령 의혹 ▦영남대 이사장 재직시절 비리 의혹 ▦퍼스트레이디 대리 시절 측근 관련 의혹 등이다.
한 당직자는 "제보들이 계속 들어오고 있고 자료의 신빙성을 검토하고 있는 단계"라며 "금융감독원과 검찰 등에서 확보한 자료도 입수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혁규 의원이 제기한 이 전시장 부인의 '강남 위장전입' 의혹도 이 같은 제보에 의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당내에는 'X파일'이 BBK 의혹과 관련한 추가 자료일 가능성이 크다는 시각이 많다. 현재 우리당 박영선 송영길 의원 등은 미국 법원에 계류중인 관련 소송들의 재판기록 공개를 신청하고 일부 자료를 넘겨받아 분석작업을 진행 중이다. 또 일각에는 이 전 시장은 말 실수가 잦아 과거에 쏟아냈던 발언이 타깃이란 얘기도 있다.
'X파일'이 실재하더라도 우리당은 추후 한나라당과 범 여권간 양자대결 구도가 조성된 뒤 자료를 공개함으로써 효과를 극대화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장 대표는 1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8월19일 한나라당 후보가 결정되는 것보고 밝힐 수도 있다"고 말했다.
장 대표의 언급이 '공갈포'에 그칠 가능성도 상존한다. 지난해 이 전 시장의 '황제 테니스'논란 당시 김한길 당시 원내대표가 "경악할 만한 사안이 있다"고 말했다가 언론의 역풍을 맞았던 사례를 연상시킨다는 것이다. 당의 한 관계자는 "장 대표 발언이 당 식구들의 기운을 북돋우는 차원에서 나온 것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박석원 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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