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종교 인구 가운데 불교, 개신교, 천주교가 차지하는 비율은 약 98%다. 특정 종교에 대한 지나침 쏠림 때문인지, 타 종교 특히 역사가 비교적 짧은 종교를 보는 시선은 호의적이지 않다. 때로는 ‘이단’으로 취급돼 정통성 시비에 휩싸인다.
종교학자인 강돈구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는 이에 대해 “기성 종교에 대한 지식은 유명한 신학자의 책이나 목회자의 설교를 통해 습득하지만 신흥 종교에 대한 지식은 그 종교에 대해 비우호적인 교단의 매체를 통해 습득하며 그 내용 또한 악성 루머인 경우가 많다”고 지적한다.
개별 교단에 대한 선입견이 난무하고 객관적 연구가 부족한 상황에서 강 교수 등 종교학자 7명이 <한국 종교교단연구 ⅰㆍⅱ> (한국학중앙연구원)를 출간했다. 외부자의 눈으로 이들 교단을 기술함으로써 소수 종교에 대한 편견을 바로 잡고 한국의 종교를 정확히 알리고자 한다. 한국>
대상은 예수그리스도후기성도교회(몰몬교)와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 등 9개 교단. 한국 사회에서 어느 정도 영향력을 갖고 있지만 기원과 역사, 교리, 의식, 조직 등 특성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교단이다.
일례로 개신교 신자들은 예수그리스도후기성도교회를 이단으로 보는 경향이 있지만 책은 ‘직업적인 신학자가 없기 때문에 논리적인 신학체계를 만들려고 하지 않는다…진리는 변하고, 변화가 진리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 교회의 교리를 체계적으로 파악하는 것이 어렵다’고 할 뿐 함부로 이단 여부를 말하지 않는다.
통일교의 합동결혼식도 신자에게는 혈통 전환을 위한 의식일 뿐이다. 인류가 사탄인 누시엘의 후손에서 신의 후손으로 거듭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저자들은 이 의식이 우스꽝스럽게 보일 수 있지만 해당 종교인에게는 중대한 사명이라는 입장을 견지한다.
강 교수는 “인류학이 타 문화의 시각에서 자신의 문화를 재이해하는 기회를 제공하듯, 종교학도 타 종교에 대한 이해를 통해 자신의 종교를 재이해하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말한다.
책에는 유불선 삼종일합을 교리로 내세운 금강대도, 일본인을 교조로 삼는 천리교, 대한성공회 등이 소개돼 있다. 수운교, 진각종, 여호와의증인 등을 다룬 Ⅲ권도 조만간 출간된다.
김회경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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