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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車, 이젠 노사관계다/ (하) 상호협력은 글로벌 스탠다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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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車, 이젠 노사관계다/ (하) 상호협력은 글로벌 스탠다드

입력
2007.06.15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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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타와 GM..'

두 기업의 차이점은 뭘까. '일본과 미국을 대표하는 자동차 업체', '세계 1위 자리를 놓고 다투는 라이벌 기업' 등 많은 대답이 가능하다. 그러나 노사관계에 조금이라도 관심 있다면 "노사협력으로 승승장구하는 회사(도요타)와 노사대립으로 위기에 빠진 회사(GM)"라고 답변할 것이다.

실제로 도요타는 지난해까지 55년째 노사 분규를 겪지 않고 있다. 단순히 파업이 없는 정도가 아니다. 2004년에는 노조가 먼저 임금 동결을 제의, 일본 경제가 살아나는 계기가 된 '도요타 쇼크'를 불러 일으켰다.

반면 GM은 가격ㆍ품질ㆍ디자인 측면에서 한국과 일본차에 뒤지면서도 강성 노조를 달래기 위한 선심성 복지비용을 남발, 50년 넘게 이어온 '세계 1위' 자리를 도요타에 내놓을 위기를 맞고 있다.

산업연구원 이항구 수송기계산업팀장은 "노사관계 때문에 기업의 흥망이 엇갈리는 사례는 도요타와 GM뿐만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 팀장에 따르면 유럽 자동차 업체에서도 노사협력을 바탕으로 근로시간을 연장하고 임금을 동결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아우디는 올 3월 벨기에 브뤼셀 공장의 노조와 협상을 벌여, 추가 임금보전 없이 주당 35시간이던 근로시간을 38시간으로 연장시켰다.

이에 앞서 폭스바겐은 지난해말 독일 공장 노조와 협상을 벌여, 2011년까지 독일 내 6개 공장의 생산라인을 유지하는 대신 '추가 임금 인상 없는 근무시간 연장' 합의를 이끌어 냈다.

이 팀장은 "독일 노사가 유연노동시스템에 합의하면서, 프랑스 자동차 업체도 노사합의를 통해 근로시간을 연장하고 생산성 향상에 나서는 등 서유럽 전역으로 노사협력 물결이 퍼져 나고 있다"고 밝혔다.요컨대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소위 '잘 나가는' 회사의 글로벌 스탠다드는 '협력적 노사관계'인 셈이다.

노사가 서로 조금씩 양보, 결과적으로 더 큰 것을 얻어내려는 모습은 국내에서도 감지된다. 특히 국내 최대 업체인 현대차의 경우 노조 지도부에 대해 '정치적 조합주의' 노선에서 벗어날 것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 회사 노조 홈페이지에는 이달 말로 예정된 '한미 FTA' 저지 파업과 관련, '노조가 정치파업을 한다고 해도 시장논리를 이길 수 없다', '현대자동차를 외면하는 순간 우리의 일자리는 어느 누구도 보장할 수 없다'는 의견이 잇따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의 노사상생 성공사례도 자극제"라고 말했다. 그는 "현대차 노조가 극렬 파업으로 얻어낸 것보다, 현대중공업이 회사와의 상생으로 얻어낸 것이 더 많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일반 노조원들의 민심에 변화 조짐이 일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재계를 중심으로 한국 자동차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올해부터 도입된 산별교섭 체제의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 최재황 정책본부장은 "우리나라의 산별교섭 구조는 기업별 특수성을 인정하지 않아, 기업들은 산별ㆍ지역ㆍ기업 노조와 다중의 교섭을 벌여야 할 판"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금속노조와 산별 차원의 협상을 벌일 자동차업체는 없다"고 말했다.

조철환 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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