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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6·10과 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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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6·10과 6·15

입력
2007.06.14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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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은 유난히 나라를 많이 생각케 하는 달이다. 나라를 지키기 위해 숨진 호국영령들을 기리는 현충일, 동족상잔의 상흔을 떠올리며 평화의 소중함을 되새기는 6ㆍ25가 있는 달이다. 여기에 더하여 지금은 민주화의 상징으로서 6ㆍ10과 남북화해의 전기로서 6ㆍ15 기념일이 포함되어 있다.

■ 경제발전 민주화에 이어 '민족'

나라를 건국하고 지켜내는 호국의 공훈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러나 나라의 발전과정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건국과 호국을 거쳐 구성원들이 배부르게 먹고 살도록 해 줘야 한다. 경제발전이 그 다음의 과정이다. 이 역할은 1970년대까지 군사독재 하의 눈부신 근대화가 담당했다.

일정한 경제성장 이후에는 자유와 인권을 구가하는 민주주의의 요구가 있기 마련이고 이에 부응해야 정상적인 나라 발전의 경로를 밟는 것이 된다.

우리에게 민주화의 결정적 계기는 20년 전 6ㆍ10 항쟁이었다. 폭압으로 생명을 연장하려 했던 군부독재에 반대하여 온 국민이 호헌철폐 투쟁에 동참했고 결국 직선제 개헌을 이뤄냄으로써 이후 민주화의 진전을 가능케 한 역사의 분수령이었다. 비로소 나라가 나라다울 수 있는 관문을 통과한 것이었다.

경제발전의 정치적 결과물로서 민주주의가 정착되고 발전하면서 대한민국은 누구에게도 부럽지 않은 정상적인 나라가 될 수 있었다.

경제발전과 민주화를 통해 나라 발전의 기틀을 잡았던 대한민국은 1997년 IMF 위기를 맞으면서 경제의 질적 발전을 고민하게 된다. 재벌 위주의 특혜경제와 관치 금융으로 압축성장을 하던 과거 방식이 아니라, 이제 투명하고 견실한 기업 경쟁력으로 세계화의 파도와 씨름해야 함을 깨닫게 하는 자성의 기회였다.

경제발전의 새로운 고민을 겪으면서 6ㆍ10 항쟁 이후 민주주의도 나름의 진화과정을 통과한다. 단순한 ‘절차적’ 민주주의에 머물지 않고 평등과 분배에도 관심을 가져야 하는 ‘실질적’ 민주주의를 고민해야 했고, 세계화한 시장경제의 열패자들을 껴안는 국가적 노력도 기울여야 했다.

민주화 이후 대한민국이 진정한 나라발전의 길을 위해 또 한번 통과해야 했던 것은 민족문제였다. 경제발전과 민주주의를 일정하게 궤도에 올려놓은 대한민국이 이제는 분단과 통일 문제에서 과거와 다른 새로운 발전의 전기를 마련해야 했고 그것은 6ㆍ15 공동선언을 통해 시작되었다.

탈냉전 이후 남북간 체제경쟁이 남측의 일방적 우위로 종결된 상황에서, 북한을 봉쇄하여 급격한 붕괴를 유도하는 것이 가능하지도 바람직하지도 않은 현실에서, 우리의 합리적 대북정책은 화해협력을 통해 평화공존을 정착시키고 점진적으로 북한 스스로의 변화를 유도함으로써 평화적 통일을 이루는 것이어야 한다. 그리고 이 같은 대북정책의 공식 천명이 6ㆍ15 남북정상회담이었다.

■ 남북관계는 통일 지향이 대세

6ㆍ15 이후 남북관계는 적대적 대결관계에서 벗어나 상호 인정의 화해적 공존관계를 지향하며 진행되었다. 이 과정에서 퍼주기 논란과 북한 변화 여부 등을 놓고 남남갈등이 첨예하게 계속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물론 6ㆍ10 이후 민주화가 질적 발전을 거듭하고 있듯이, 6ㆍ15 이후 남북관계 역시 질적 발전을 필요로 한다.

우선은 북핵문제의 해결과 군사적 신뢰구축을 통한 평화 진전이 필요하고 정치분야에서의 남북간 진정한 화해협력이 요청된다. 아울러 경제발전과 민주주의를 거친 남측의 정상적 국가발전 과정이 북에도 확장되기를 기대한다. 6ㆍ15 정신은 지금도 유효하고 정당하다. 평화공존과 화해협력의 남북관계를 통해 북한 변화와 평화통일을 이끌어야 함은 아무도 부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6ㆍ10 이후 민주주의가 큰 흐름에서 나라 발전의 대세를 이루었듯이 6ㆍ15 이후 남북관계 역시 향후 통일로 가는 시대적 대세임은 분명하다. 지금 6ㆍ10 민주화 역사를 부인하고 6ㆍ15 민족화해 역사를 부정하는 것은 그래서 정당치 못하다.

김근식 경남대 정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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