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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증공방' 격노한 이명박 "청와대 음모설 의심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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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증공방' 격노한 이명박 "청와대 음모설 의심할 수도"

입력
2007.06.14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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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어투가 달라졌다. 이 전 시장은 13일 “세상이 미쳐 날뛰고 있다”와 같은 격한 표현을 불사했다. 범 여권 및 박근혜 전 대표측의 집중포화에 맞선 이 전 시장 캠프 차원의 방어도 적극성을 띠고 있다. 반격이 시작된 듯하다. ‘더 이상 참기 어렵다’ ‘더 이상 좌시해선 안 된다’는 캠프 내 강경론이 힘을 얻고 있다.

이 전 시장은 경남 사천ㆍ통영ㆍ진주ㆍ창원을 방문한 자리에서 “이명박이 대통령이 못 되도록 음해하는 세력, 막으려는 세력이 난동을 부리고 있다”며 “우리가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전 시장은 “어려웠던 시절 한강 물에 빠져 죽고싶은 생각도 여러 번 했었다”며 “많은 사람이 용기를 줘서 이 자리에 설 수 있었다. 지금 저에게 주어진 모든 역경도 여러분의 힘으로 반드시 물리칠 것”이라고 결의를 다졌다.

이 전 시장은 ‘열린우리당이 전략적으로 이명박 죽이기에 나섰다’는 일부 언론보도를 인용하면서 “그래도 설마설마 했는데 참 놀라운 사실”이라며 “내가 그렇게 두렵냐”고 반문했다. 그는 “내가 죽고 그 사람들이 5년간 (정권을) 더 잡아서 나라가 잘 될 수 있다면 내가 죽어도 좋지만, 지난 10년을 보면 나라가 불그스름하게 변하고 경제는 잘 안될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 전 시장은 이어 “경남에 오니까 나와 함께 광역단체장을 했던 도지사 한 분이 생각난다. 멀쩡하던 사람이 갑자기 변해 헛소리하는 것을 보고 세상 인심이 이런 것인가 생각했다”며 12일 이 전 시장 부인의 위장 전입 의혹을 제기한 우리당 김혁규 의원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김 의원은 한나라당에서 경남지사를 지냈다.

그는 캠프 일각의 ‘청와대 음모설’에 대해“대통령이 후보를 공격하고 뒤이어 (우리당) 의원들이 공격하는 것을 보고 의심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시장 캠프도 공세모드로 전환했다. 이 전 시장 캠프는 이날 저녁 박희태 선대위원장 주재로 비상대책회의를 열고 “우리당이 이명박 죽이기에 나선 것은 본선에서 싸우기 쉬운 상대를 골라 정권을 연장하기 위한 음모”라며 사과를 요구했다.

장광근 대변인은 논평에서 “여권이 총대를 메자 뒤로 빠지는 박 전 대표 캠프의 행보는 이중성의 극치”라고 범 여권과 박 전 대표측을 싸잡아 비판했다.

이 전 시장측은 박 전 대표측 서청원, 홍사덕 공동선대위원장도 겨냥했다. 송태영 공보특보는 “홍 위원장은 탈당한 후 복당하지 않아 당원이 아니며, 서청원 전 대표도 탈당 기자회견을 한 뒤 복당 절차를 거치지 않아 사실상 탈당 상태에 있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며 “당 선관위는 두 사람이 선거운동 자격이 있는지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전 시장측은 박 전 대표측 이혜훈 대변인을 당 윤리위에 징계 요청했다. 이 전 시장측은 “BBK 관련 사기 사건은 이미 검찰 수사가 종결됐는데도 이 대변인이 12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BBK와 이 전 시장의 관련성 문제는 여전히 존재한다’고 허위 사실을 말했다”고 지적했다.

김지성 기자 j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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