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 대통령은 13일 “현 대통령은 민주당이 당선시킨 대통령”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대통령을 당선시킨 민주당을 중심으로 다음 (대선) 후보를 만드는 것은 당연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날 SBS 남북정상회담 7주년 특별대담 프로그램에 출연, “일부에서는 여권 통합을 놓고 ‘도로 민주당이다. 지역주의로 돌아가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내놓고 있다”는 질문에 이 같이 답했다.
그는 특히 “민주당은 특정 지역에서 강세였지만 다른 지역 사람을 배척하지 않았다”라며 “민주당이냐, 아니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하나로 뭉치는 게 국민에 대한 도리”라고 강조했다.
그의 언급은 범 여권 대통합 과정에서 민주당 역할론을 피력한 것으로 보인다. 김 전 대통령측 최경환 비서관은 “사회자의 ‘도로 민주당’이라는 발언에 대한 반박 과정에서 나온 말로, 민주당의 통합 노력을 인정해야 한다는 뜻이지 특정 세력 중심으로 통합하라는 얘기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김 전 대통령은 또 차기 대통령 자격으로 “민주주의를 위해 몸 바친 사람, 민족의 화해협력에 대해 확실한 신념이 있는 사람, 중산층과 서민에게 희망을 주는 사람이어야 한다”며 “요새 대통령 후보로 나오려는 분들이 민족과 통일문제에 대해 별로 이야기하지 않아 섭섭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제와 성장을 중시하는 한나라당 대선주자들에 대한 견제발언으로 보인다.
김 전 대통령은 노무현 대통령의 선거중립의무 위반 논란에 대해 “법이 있는데 법을 무시하는 태도는 안 된다”면서도 “동시에 법을 운영하는 분들은 선거와 관련해 국정에 영향력 있는 사람들이 자기 의견을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는 방향으로 (법을) 해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자실 통폐합 문제와 관련, “취재 자유가 최대한 보장되는 방향으로 정부와 언론이 서로 협의하는 것이 좋겠다”면서도 “지금 누리고 있는 자유는 적어도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에서 봉사한 사람들이 과거에 목숨 바쳐 싸운 공이 있는 만큼 언론계도 조금 아량 있는 태도를 취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정상원 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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