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여년간 로마의 명물로 자리잡은 트레비분수가 최근 말라붙을 위기에 처했다고 영국 일간 더타임스가 13일 보도했다.
연못을 등지고 서서 동전을 던져 넣으면 다시 로마를 방문할 수 있다는 트레비분수는 로마의 300여개 분수 중 관광객들로부터 최고 사랑을 받아온 곳이다. <라 돌체 비타> 등 1960년대 영화들의 단골 촬영장소이기도 했다. 라>
트레비분수의 수난은 그러나 지구온난화 등 천재가 아닌 인재에 의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로마시 관계자들은 “로마 외곽에서 지하차고를 짓는 과정에서 인부들이 시멘트와 자갈 등으로 지하수로를 막는 바람에 분수대로 향하는 물의 양이 급격히 줄어들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지상 수로들이 대거 파괴됐던 중세시대에도 끄떡없이 살아남은 지하수로가 막히는 바람에 트레비분수뿐만 아니라 로마시내의 콜로나 광장과 판테온 신전 등의 유명 분수들도 한꺼번에 말라가고 있다.
로마시 당국은 관광객들을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지난 2주동안 분수대의 물을 재활용하는 임시방편으로 분수를 가동해왔다. 하지만 이 방법도 오래 지속하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근본적인 해결책 마련을 위해 관계자들은 고심하고 있다.
권혁범 기자 hbkwo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