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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명석의 TV 홀릭] '무한도전' 아낌없이 망가지는 도전에 박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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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명석의 TV 홀릭] '무한도전' 아낌없이 망가지는 도전에 박수를

입력
2007.06.14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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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아이돌 그룹이 있다. 거리에 나가면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든다. 세계적인 스타들도 그들을 찾는다. 이 아이돌 그룹은 사람들 앞에서 우스꽝스러운 춤을 추길 마다하지 않고, 질척거리는 논두렁에서 허우적거리며 "많이 웃겼다"고 기뻐한다.

이쯤 되면 누구인지 알 것이다. MBC <무한도전> 얘기다. <무한도전> 이 자막으로 출연진들을 '최고령 아이돌 그룹'이라고 한 것이 농담만은 아니다. 모든 사람들이 <무한도전> 을 알고, 세계적인 축구스타 티에리 앙리도 출연했다. 최근 <무한도전> 의 새로운 재미는 이런 스타가 된 그들이 다시 '스타'가 아닌 '광대'로 돌아왔다는데 있다. 과거와 달리 <무한도전> 출연진들은 어딜 가도 환호를 받고, 그래서 출연진들은 서커스부터 대학축제까지 모든 행사에 참여할 수 있다.

그들은 그곳에서 '스타'로 등장해 환호를 받는 대신 우스꽝스러운 모습으로 사람들의 '진짜 웃음'을 끌어내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한다.

모든 것이 갖춰진 세트장과 달리 불특정 다수의 행사장에서 몸짓만으로 대중의 웃음을 이끌어내려면 정말 기막히게 웃겨야 한다. 그만큼 스타의 이름값 대신 코미디언으로서 자신의 역량을 쏟아 붓는 진검승부를 벌여야 한다. 비가 쏟아지는 가운데 농촌에서 온 몸을 굴렸던 '비 특집' 편도 마찬가지다.

티에리 앙리를 섭외할 수 있을 정도로 프로그램의 힘을 과시할 수 있는 <무한도전> 은 더 이상 그들이 외치던 '마이너'는 아니다. 이효리까지 출연하는 '드라마'에 도전할 수 있었던 것 역시 그들이 마이너를 벗어나 더 큰 규모의 도전과제에 나설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다소 아쉬운 결과를 보여준 '드라마' 이후 다시 이름값에 상관없이 혼신의 힘을 다해 시청자들의 웃음을 이끌어내는데 '도전'하고 있다. 코미디언은 마이너건 메이저건 시청자들을 웃겨야 한다는 것을 새삼 보여주는 것이다.

이런 <무한도전> 의 새로운 도전은 스타의 의미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스타는 대중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어야 스타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한국에서는 톱스타가 되면 대중과 멀어지며 '카리스마'를 부각시키는 것이 당연시 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대중을 즐겁게 해줄 수만 있다면 무엇에든 도전해야 진짜 스타가 아닐까. 비에 흠뻑 젖은 모습으로 시청자들에게 "그저 웃어만 주시면 됩니다"라고 외치던 <무한도전> 출연자들의 모습은 그래서 흐뭇하다.

강명석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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