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잠실 구장에서 열린 두산-롯데전. 홈팀 두산은 2-2 지리한 공방이 이어지던 7회 말 1ㆍ3루 절호의 득점 찬스를 잡았다.
김경문 감독은 3타수 무안타로 부진한 전상열 대신 간판 타자 김동주를 대타로 내보냈다. 김동주는 지난 9일 삼성전에서 더블 스틸로 슬라이딩을 하다 왼 무릎에 타박상을 입어 이틀 연속 선발에서 제외됐었다.
상대 투수는 최근 4연승 행진 중이던 ‘전국구 에이스’ 손민한. 두산은 올시즌 손민한에게 2승을 헌납하는 등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왔다. 두산 팬들은 “김동주 날려버려”를 연호하며 열렬한 응원을 보냈다.
손민한이 볼카운트 0-1에서 144㎞짜리 가운에 낮은 직구를 던지자 김동주의 방망이는 기다렸다는 듯이 힘껏 돌아갔다. 타구가 빠르게 좌익수 앞으로 날아가는 사이 3루 주자 채상병은 홈을 밟았고, 이는 그대로 결승점이 됐다. 시즌 8승에 실패한 손민한은 고개를 떨궜고 결국 곧바로 강판 당했다.
5-2로 이긴 두산은 8개 팀 중 가장 먼저 30승 고지를 점령하며 SK로부터 이틀 만에 다시 단독 선두를 뺏었다. 두산은 당초 선발 순번이었던 에이스 다니엘 리오스가 부친상으로 빠진 데다 김동주마저 무릎 통증으로 선발에서 제외돼 힘든 승부가 예고됐다. 하지만 김동주는 클러치 히터답게 필요할 때 한 방으로 제 몫을 훌륭히 해냈다.
그러나 7회 말 계속된 2사 만루에서 2루에 있던 김동주가 최준석의 우전 안타 때 홈까지 쇄도하다 상대 포수 강민호와 충돌해 왼 무릎을 다시 다쳐 부축을 받으며 그라운드를 떠나야 했다. 다행히 김동주는 타박상에 그친 것으로 밝혀져 코칭스태프는 놀란 가슴을 쓸어 내렸다.
두산은 4-2로 앞선 8회 채상병의 중전 적시타로 추가점을 보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두산 고졸 신인 임태훈은 1과3분의2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고 4승째(1패7홀드)를 올렸고, 정재훈은 15세이브째를 따내며 이 부문 공동 1위가 됐다.
삼성과 KIA가 맞붙은 대구에서는 의미 있는 기록 2개가 작성됐다. ‘2,000안타의 주인공’ 삼성 양준혁은 2루타 2개를 보태 사상 첫 400 2루타의 대기록을 세웠고, KIA 2루수 손지환은 5회말 무사 1ㆍ2루에서 ‘나홀로 트리플 플레이’의 진기명기를 연출했다.
다른 야수의 도움이 없는 ‘나홀로 삼중살(Unassisted triple play)은 지난 1982년 프로 원년 이후 첫 진기록으로 130여년 역사의 메이저리그에서도 이제까지 13번 밖에 나오지 않았다.
KIA는 6-2로 이기며 방문 5연패 및 대구 3연패 사슬을 끊었다. 그동안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했던 KIA의 외국인 투수 제이슨 스코비는 6이닝 2실점 호투로 6경기 등판 만에 한국 무대 첫 승을 거뒀다.
수원에서는 현대가 올시즌 8승무패 행진을 벌여오던 LG 박명환에게 첫 패를 안기며 10-1 대승을 거뒀다. 현대는 시즌 2번째 4연승을 달린 반면 LG는 에이스 박명환 마저 무너지며 4연패에 빠졌다. 인천에서는 SK와 한화가 연장 12회 혈투 끝에 5-5 무승부를 기록했다.
인천=이상준기자 jun@hk.co.kr오미현기자 mhoh2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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