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은시인 "盧대통령 언어는 적나라한 언어"

고은(74) 시인이 노무현 대통령의 언어를 비판했다. 고 시인은 광화문문화포럼(회장 남시욱) 주최로 13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아침공론마당에 강연자로 참석해 “노무현 대통령의 언어는 명분을 벗어 던진 적나라한 언어”라고 지적했다.

그는 “(파격적 언어라는 측면에서) 우리는 미증유의 대통령을 경험하고 있다”며 “대통령의 언어는 위선적이라 할 지라도 품위나 품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 시인은 또 “나는 역대 대통령의 언어들을 모두 기억하고 있다”며 “그들 가운데 자신만의 문체를 가진 사람은 이승만, 김대중 전 대통령 두 명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이승만 대통령은 늘 문장화한 문자언어를 썼으며 비서가 써주는 문장이 아닌 자기만의 문체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시인은 “대선 정국 아래에서는 자기 언어만이 진리고 정의”라며 “대선용 발언이 홍수를 이루는 지금, 나는 판단을 정지한 채 시에 몰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최근 대통령과 언론의 관계에 대해 묻는 한 회원의 질문에 대한 답변 과정에서 나왔다. 고 시인은 이날 ‘만남과 소통’을 주제로 60여명의 포럼 회원을 상대로 1시간 30여분 동안 강연했다.

장병욱기자 aj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