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이 펀드 판매 수수료를 선제적으로 인하하고 나섰다. 국내 은행들의 펀드 판매 수수료가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에 따른 것으로, 다른 은행들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월에는 창구 및 자동화기기 수수료를 가장 먼저 내려 은행권 수수료 인하의 기폭제 역할을 하기도 했다.
국민은행은 14일부터 판매하는 신규 펀드에 대해 판매 수수료를 일괄적으로 10% 인하한다고 밝혔다. 또 장기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펀드 투자 기간이 3년, 5년을 각각 넘을 때마다 수수료를 추가로 10%씩 인하하기로 했다.
현행 주식형 펀드의 판매 수수료가 통상 1.72% 수준인 것을 감안할 때 초기 3년간은 1.548%, 이후 2년간은 1.393%, 그 이후부터는 1.238%의 수수료가 적용된다.
펀드 투자 기간이 5년을 넘어서면 현행 대비 28% 가량 수수료가 낮아지는 셈이다. 예를 들어 월 100만원씩 적립하는 고객의 경우 6년째가 되면 지금은 판매수수료가 연 113만원에 달하지만, 수수료 인하로 31만원 줄어든 82만원이 된다.
펀드 수수료는 판매, 운용, 수탁 수수료 등으로 구성되는데 이번 인하 조치는 은행측이 부과하는 판매 수수료에만 적용된다. 판매 수수료는 통상적으로 총 수수료의 70% 정도를 차지한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운용사와 수탁사가 가져가는 운용 및 수탁 수수료는 시장 기능에 맡기기로 했다"고 말했다.
국내 최대 펀드 판매사인 국민은행이 수수료를 인하함에 따라 다른 은행들도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 신한, 우리은행 등은 펀드 수수료 인하 방안 검토에 곧바로 착수했다.
특히 금융감독원이 펀드 수수료의 적정성을 검토한 외부 용역 결과를 이르면 이 달 말 발표할 예정이어서 판매 수수료 뿐 아니라 펀드 전체 수수료 조정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영태 기자 yt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