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들에겐 서울 물가가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일반인 생활물가는 세계 20위 수준.'
한국은행은 12일 발표한 '우리나라 물가수준의 국제비교' 자료를 통해 "특급호텔 숙박비 등 사치재를 위주로 조사할 경우 우리나라 물가 수준은 상당히 높게 나타났으나, 더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를 대상으로 하면 주요 선진국보다 낮은 것으로 평가됐다"고 밝혔다.
미국의 '비즈니스 트래블 뉴스'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의 하루 체재비는 396달러로 미국 도시를 제외한 세계 100대 도시 가운데 8위를 기록했다. 이는 도쿄(25위), 취리히(28위) 보다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이 조사에서 적용된 체재비는 특급 이상 호텔에 거주하는 미국인 사업가 한 명을 기준으로 숙박비, 식사비 등을 합한 비용이다. 또 유엔이 산출한 해외출장자의 1일 출장수당 역시 서울은 미화 366달러로, 뉴욕(347달러)과 도쿄(280달러)보다 많았다.
또 다국적 기업 임원의 소비지출 구조를 반영한 머서(MERCER)사의 주요 도시 물가비교(2006년 3월 기준)에서도 서울 물가는 144개 도시 가운데 2위를 기록했다.
반면 보다 광범위한 품목을 반영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비교물가 수준 측정에서 한국의 비교물가 수준은 69(OECD 회원국 평균=100)를 기록해 캐나다, 이탈리아, 호주 등과 함께 42개국 가운데 중하위 그룹에 포함됐다.
또 서유럽 평균 소비자의 지출 구조를 반영해 조사한 UBS자료에 따르면 서울 물가는 2006년 4월 기준으로 전 세계 대도시 71개 가운데 24위로 런던(2위) 취리히(4위) 등 주요 선진국 도시에 비해 훨씬 낮게 나타났다.
한은 관계자는 "최근 수년간 원화가 큰 폭으로 절상된 것도 외국인들의 체감물가 상승의 주요 원인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영오 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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