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아브르에서 그린 걸로 한 점 보냈다. 안개 속에 태양이 빛나고, 돛대를 세운 선박 몇 척이 떠 있는. 제목을 묻기에 이렇게 말해주었다. ‘인상’이라고 하세요.”
<모네_순간에서 영원으로> 의 저자 실비 파탱은 클로드 모네(1840~1926)의 이 말을 인용하고 있다. 노르망디의 르아브르 항구 풍경을 그린 모네의 그 그림이 바로 ‘인상, 해돋이’다. 1874년 파리 살롱전에 출품돼 인상주의의 탄생을 알린 작품이다. 모네_순간에서>
실비 파탱은 현재 파리 오르세 미술관의 수석 큐레이터. 그는 한국일보 주최로 서울시립미술관(6월6일~9월26일)에서 열리는 ‘빛의 화가_모네’ 전 자문을 하고 도록 해설을 썼다.
파탱은 ‘디스커버리 총서’의 하나로 1991년 낸 이 책에서 모네의 출생부터 인상주의의 탄생, ‘인상주의의 성서’로 불리는 ‘수련’ 연작을 그리던 지베르니 시절까지, 모네의 생애와 작품세계를 간명하면서도 단단하게 보여준다. 풍부한 도판, 기록과 증언 등 자료가 충실하다.
“아, 클로드 모네가 풍경화를 그리듯 내가 인물화를 그릴 수만 있다면!”
고흐가 1889년 5월 동생 테오에게 보낸 편지에서는, 한 천재를 경외했던 불우했던 다른 천재의 내면이 그대로 드러난다. 모네의 작품에 대한 졸라, 모파상, 말라르메, 클레망소 등의 글에서는 예술이라는 같은 목표에 헌신했던 세기말ㆍ세기초 프랑스인들의 열정이 느껴진다.
마르셀 프루스트는 “모네의 정원은 생명으로부터 이끌어 낸 최초의 스케치”라고까지 극찬했다.
“나는 다만 우주가 나에게 보여 주는 것을 보고 그것을 붓으로 증명해 보이고자 했을 뿐입니다.” 모네는 숨지던 해 클레망소에게 보낸 편지에서 이렇게 말했다.
하종오기자 joh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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