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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현대문학 대표 소설가 쑤퉁 방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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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현대문학 대표 소설가 쑤퉁 방한

입력
2007.06.13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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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현대 문학을 대표하는 소설가 쑤퉁(蘇童ㆍ44)이 방한했다. 작가의 1990년대 작품 <쌀> <이혼지침서> <나, 제왕의 생애> 를 번역 소개한 아고라 출판사의 초청을 받았다.

83년 등단한 쑤퉁은 80년대 후반 형식 파격을 실험한 선봉(先鋒ㆍ아방가르드)문학의 기수로 이름을 알렸다. 90년대 이후엔 현대와 전통을 넘나들며 서사가 강한 소설을 발표, 평단과 시장에서 두루 호평 받고 있다.

유럽에서는 장이모우 감독의 영화 <홍등> 의 원작이기도 한 중편 <처첩성군> (90년)으로 일찌감치 인기를 얻었다. 92년 장편 <나, 제왕의 생애> 는 미국, 프랑스, 독일, 스웨덴 등 16개 국에 번역됐다. 작년엔 영국 스코틀랜드 출판사가 기획한 <세계 신화 총서> 에 중국 대표 작가로 선정돼 장편 <푸른 노예> 를 출간했다.

12일 기자들을 만난 쑤퉁은 “미국, 유럽과는 다르게 잘 알 듯하면서도 모르겠다 싶은 나라에 왔다”며 한국 첫 방문의 소감을 전했다.

_최근 <나, 제왕의 생애> 가 번역돼 나왔다.

“아시아에 소개된 것은 한국이 처음이다. 개인적으로 무척 아끼는 작품이다. 천마행공(天馬行空), 천마가 하늘을 날아다니는 듯한 상상력을 발휘하며 썼다. 꿈의 힘을 보여주는 작품인데, 중년이 되고 보니 다신 이런 작품을 못쓸 것 같다.”

_동년배 작가인 위화(余華)와 달리 문화혁명(문혁)의 상처를 잘 다루지 않는 것 같다.

“세대에 따라 문혁에 대한 기억이 다르다. 80년대 이후 태어난 이들에게 문혁은 그저 역사 교과서 속 얘기다. 내게 문혁은 어린 시절의 기억 같은 것으로 중ㆍ단편에서 몇 차례 다룬 바 있다. 작가마다 문혁을 다루는 색깔과 온도가 다르다고 본다.”

_형식 실험에 치중하다가 이야기를 중시하게 된 계기는.

“<처첩성군> 을 쓰다가 문득 전통 문학의 흡인력을 되살리고픈 욕망을 느꼈다. 그래서 서술 방식을 바꾸는 도전을 한 것이고, 그런 도전은 지금도 계속된다. 내 작품이 재미없다는 친구의 말에 충격을 받은 측면도 있다(웃음).”

_리얼리즘(<쌀> ), 복고풍( <나, 제왕의 생애> ), 판타지( <푸른 노예> ) 등 경향이 다양하다.

“소재, 장르에 구애받고 싶지 않다. 소설을 쓸 때 변검(가면을 바꾸는 중국 전통 공연)과 같은 변화를 즐긴다. 내 작품에서 공(空)을 찾기도 하는데 난 특정 사상에 기대지 않는다. 다만 사회적 약자에 대한 애정이 있어 소설에 자주 등장시킨다.”

_당신이 생각하는 문학은 뭔가.

“문학은 의미를 찾을 대상이 아니라 고독함을 달래줄 친구 같은 존재다. 자신의 존재 이유와 고독의 근원을 책에서 탐구하는 자는 언제든지 있을 것이고, 따라서 문학은 죽지 않는다.”

_위화와 친하다고 들었다.

“서로 형제애를 느끼는 사이다. 우리 둘을 자주 비교하는데 위화가 외모는 몰라도 작품에선 절대 내게 양보하지 않을 것이다(웃음).”

쑤퉁은 14일 서강대, 15일 교보문고에서 ‘문학과 현실’을 주제로 강연한다. 16일엔 교보문고와 홍익대 인근에서 독자와 만남을 갖고 17일 귀국한다.

이훈성 기자 hs021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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