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술(IT) 강국을 자부하는 대한민국에서 소프트웨어(SW) 산업의 돌파구는?’
20년 넘게 소프트웨어 회사에 몸담고 있는 필자에게 늘 따라다니는 질문이다. 많은 사람들로부터 듣는 질문이기도 하다. 소프트웨어 가치인식에서부터 글로벌 기업과의 협업, 전문화 등 다양한 해결책이 있겠지만 ‘왜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산업이 어렵고 힘들까’ 라는 질문으로 바꿔 접근해 보자.
주제 넘을지 모르지만 소프트웨어와 관련해 글로벌 선진기업과 우리 일등 기업간의 큰 차이는 CEO들의 지식경제, 지식산업에 걸맞은 지식근로자에 대한 이해 부족이 주요 원인이라 생각한다.
소위 잘 나간다는 글로벌 기업이나 우리 기업을 비교해보면 별반 차이가 없다. 해외를 나가봐도 ‘IT강국 코리아’, ‘메이드 인 코리아’에 대한 인지도는 선진기업에 절대 뒤쳐지지 않는다.
그러나 내막을 들여다보면 미묘한 차이가 있다. 낙제생이 우등생이 되는 과정을 예를 들어보자.
0점을 맞던 낙제생이 50점을 얻으려면 마음만 고쳐먹으면 된다. 그 다음은 두 배의 노력으로 80점을 얻을 수 있다. 80점에서 90점은 다시 그 두 배의 노력이 필요하다. 더구나 95점, 100점을 맞으려면 족집게 과외라도 해야 된다.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 파고들려면 비싼 과외비를 부담하며 그 만큼의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 2등을 1등으로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온갖 노력이 필요하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제조업 시대에 근로자들에게 했던 것처럼 마른 수건을 쥐어짜듯 강요할 게 아니라 그들의 자발적인 의지와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근무환경을 바꿔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존 프로세스를 효율화하고 디자인이나 신규 사업에 대한 의견을 자유롭게 개진하고 시험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져야 한다.
소프트웨어 브랜드나 창의력은 하늘에서 솟지 않는다. 콩 심은 데 콩이 난다고 하지 않던가. 산업의 패러다임이 제조업에서 지식산업으로 넘어가고 있는 마당에 소프트웨어 기업의 CEO가 포드 시대의 경영학이나 X이론, Y이론 수준에 머물고 있지는 않은지 스스로 자문해 보자.
LG CNS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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